대리구장 강론

2017. 1. 10. 연중 제1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히브 2,5-12 ㉥ 마르 1,21ㄴ-28.

 

5번째 행복: 자비

 

!!, 어제 주님의 세례로써 성탄시기가 끝나고 오늘부터는 재의 수요일까지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 지난주에는 진복8단중에서 4번째,,, 정의를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을 묵상하였습니다. 본래 정의는 사법정의를 가리킵니다. 이 사법정의는 보통 상선벌악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정의는 대부분 관계정의를 가리칩니다. 이 관계정의는 계약정의로, 그리고 구원정의로 나타납니다. 로마 5,8과 3,25은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진 하느님의 구원정의를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속죄의 제물로 내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의 피로 이루어진 속죄는 믿음으로 얻어집니다. 사람들이 이전에 지은 죄들을 용서하시어 당신의 의로움을 보여 주시려고 그리하신 것입니다. ”

 

이 성경말씀대로, 정의에 목말라하는 사람은 곧 예수님께 대한 믿음에 목말라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구약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의화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신약은 주님을 믿음으로써 의화된다고 가르칩니다. 이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기쁨은 지금 이 세상에서부터 시작되고, 천국에서 하느님 친히 그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실 것입니다..

 

!!, 이때까지 8가지 행복 중에서 4가지 행복: 가난, 슬픔, 온유함, 정의의 행복을 묵상했습니다. 이 4가지 행복은 주로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주님이 말씀하시는 나머지 4가지 행복은 주로, 형제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그 첫번째가 자비입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이 복음은 주위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느님의 자비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의 다른 구절은 우리가 형제를 용서하지 못하는 악한 사람일지라도 하느님은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신다고 합니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이 복음대로,, 우리가 아무리 배은망덕해도, 하느님은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신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속이 좁아서,, 형제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마치 창문을 닫고 커텐을 치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태양이 찬란히 빛나도, 우리가 창문을 닫고, 커텐을 치고 산다고, 햇빛이 방안으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이와같이 우리가 자비롭지 못해도 여전히 하느님을 우리를 태양처럼 사랑해 주십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우리 영혼 안까지 들어오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남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푼다면, 우리는 창문을 열고 커텐을 걷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찬란한 햇빛이 방안으로 들어와 방안에 있는 영혼이라는 화초를 키우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복음에서 자비를 베푼다는 것은 곧 용서한다는 뜻입니다. 마태18장에 나오는 매정한 종의 비유에서 보듯이 용서는 곧 빚을 탕감해 준다는 뜻입니다. 그럼,, 나에게 돈을 빌려간 사람에게 그 빚을 탕감해 주면, 그만큼 내가 손해를 보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자비를 베푸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손해를 입히고, 그동안 잘해줬는데도 뒷통수치고,, 이런 상황에서 자비를 베푼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당한 고통과 손해를 내가 감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잘못은 상대방이 하고, 그 손해는,, 그 고통은 내가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잘못 이해하면, 내가 먼저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데... 내가 바보인가?? 왜 내가 항상 손해보고, 양보해야 하는가? 왜 내가 희생하고, 별 잘못도 업는 내가 고통을 당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정말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오늘 5번째 행복의 핵심이 있습니다. 이런 고통과 손해를 감수하면서 상대방에게 자비를 베풀 때,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런 본보기가 부모입니다. 부모는 자기 자녀에게 국한되지만,... 자녀를 위해 자기를 온통 희생하면서까지 아낌없이 베풉니다. 이렇게 아낌없이 베풀 때, 사람은 비로소 참된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성숙해집니다.

 

이와같이 만일 그 자녀가 부모사랑을 받기만하고 줄줄 모른다면,, 성숙하지 못합니다. 어렸을 때에는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육신과 정신이 잘 자랍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자기도 베풀 줄 알아야 합니다. 부모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 줄 알아야 어른이 됩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이렇게 주는 것을 배우는 순간이 있는데.....예를 들면, 자녀가 성인이 되어 사랑하는 이성을 만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아낌없이 준다는 것입니다. 아무 이해타산없이, 공짜로 주는 행동을 통해 인격이 급성장하게 됩니다. 베푸는 행동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고 비로소 자기가 사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부모가 빌려가 단돈 몇만원도 돌려받으려고 하는 속좁은 자녀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공짜로 주는 행동을 합니다. 이때 비로소 삶의 기쁨과 행복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기만 하면, 성숙한 신앙인이 못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것은 사랑을 베풀기 위해서 힘을 받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믿고,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과 일치해서,,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줄 때, 이때 비로소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하느님처럼 베푸는 것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아름다운 진리를 마태 5,44: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주님께서는 진복8단 중 5번째 행복에서 이 진리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이 자비의 은총과 행복이 우리에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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