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1. 3. 주님 공현 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1요한 2,29―3,6 ㉥ 요한 1,29-34.

 

네번째 행복: 정의

 

!!, 지금 우리는 가장 완전한 기도요 모델인 주님의 기도를 묵상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공동체 기도로서 전능하신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기도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기도는 주님과 나누는 사랑의 대화입니다. 이 대화에서 첫 번째로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길 청했습니다. 이것은 비단 기도뿐 아니라, 우리 삶 자체가 하느님을 찬미하고, 섬기고 그분의 더 큰 영광을 목적으로 삼아야 함을 말해 줍니다. 이런 뜻에서, 예수회를 창립하신 이냐시오성인의 “Ad majorem Dei Gloriam”이라는 구호는 우리가 일하고 살아가는 삶의 근본방향을 얼마나 정확하게, 아름답게 표현한 것입니다.

두 번째 청원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님이 이땅에 가져왔습니다. 주님을 통하여,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이미 우리가운데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을 뜻하는데.. 이 다스림은 강압적인 지배가 아닙니다. 인자하신 아버지로서 한없는 사랑과 자비를 베푸시는 것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나라에서 하느님은 왕이라기 보다는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는 가정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같은 형제로서 하느님의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아름답고 거대한 하느님의 가정은 예수님의 가정이고, 성모님의 가정이고 우리의 가정입니다.

 

이 나라에 들어가는 지름길, 가장 좋은 방법을 주님께서는 진복8단이라고 하셨습니다. 첫째 행복은 8가지 행복의 근본을 이루는 가난입니다. 이 가난의 은총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요 의탁입니다. 약한 아기가 어머니에게 의지해야 살 수 있듯이, 아무 힘이 없는 신앙인은 인자하시고 전능하신 하느님께 기대어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인간적으로, 물질적으로 너무 부유하게, 부족함없이 살면, 하느님을 믿기 어려워집니다.

둘째 행복은 우는 사람은 위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울하고 슬퍼하는 사람이 위로를 받는다는 뜻보다 훨씬 심오한 뜻이 있습니다. 슬퍼하는 이유는 하느님의 뜻대로 이 세상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고통과 부조리 속에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조리와 고통 속에서 사는 우리는 천국에서 모든 것이 제대로 질서를 잡고 완전해 진다는 것을 믿고 희망합니다. 이런 생생한 희망을 가지고 이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이세상에서 고통스럽고, 슬퍼할 일없이, 별 문제점없이 살면, 천국에서 바로 잡을 것도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 천국에 대한 희망으로 계속해서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 번째 행복은 온유한 사람은 땅을 차지할 것이라는 행복입니다. 이것은 가난의 행복과 연결되는 은총으로서, 비폭력으로 형제를 대하는 것입니다. 특히 자기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폭력을 쓰지 않고, 오히려 잘해 주는 것입니다. 그이유는 모든 것을 선으로 해결해 주시는 하느님께 맡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온유한 사람이 얼마나 인내해야 하는지가 나타납니다. 하느님이 모든 것을 선으로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고 참아야 합니다. 그냥 참는 것이 아니라, 악을 선으로 대하면서 참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꽃을 키을 때, 폭력이 아니라, 인내로써, 꽃의 생명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믿음과 사랑은 이처럼 하느님의 손길을 인내로이 기다릴 때, 자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네 번째 행복을 묵상합니다. 정의입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네 번째 행복은 정의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흡족해질 것이라는 것인데... 이 정의는 무슨 정의입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불의에 항거하고, 싸워서 바로 세우고자 하는 사회정의, 정치적 정의도 아니며, 억울한 것을 고소해서 올바른 재판을 받는 사법적 정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는 관계정의입니다. 예를 들면, 한 아들이 개망나니 짓을 해서 집안망신을 시키고, 가출을 하고, 재산을 다 말아먹었을 때, 그는 자식자격이 없지만, 아버지는 그 자식을 버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자식을 아들로 받아주고 잘 교육해서 올바른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부모가 지녀야 할 정의, 의로움입니다.

이 관계정의는 구원의 역사에서는 계약정의가 됩니다. 즉 하느님이 이스라엘백성을 택해서 당신백성으로 삼았습니다. 이것이 계약입니다. 이렇게 계약을 맺은 후에도,, 백성은 온갖 우상숭배와 죄를 지어 하느님과 관계를 끊었버렸습니다. 계약을 파기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당신은 그 계약을 파기하지 않고, 그 계약에 충실하였습니다. 즉 백성을 계속해서 사랑하고 구원해 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 관계정의는 구원의 역사에서 곧 계약정의과 구원정의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죄많은 인간은 이기심과 죄악으로 하느님을 멀리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예수님을 보내시어 당신과의 올바른 관계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죽음과 부활로써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사랑의 관계가 완전히 이루어진 것입니다. 로마4,25은 이것을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가 우리를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아주시기 위해서 다시 살아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까 네 번째 의로움의 행복, 정의의 행복은 예수님을 믿고 사랑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행복의 은총은 하느님의 선물로서 지금 이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베푸십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완성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흡족해 질 것이다.’라는 신적 수동태를 쓰는 것입니다.

 

오늘 이 네 번째 행복,,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는 형제와 올바른 관계를 맺음으로써 이루어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돈을 목적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회사의 성공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온힘을 다해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주님을 사랑하는데 올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신앙생활의 핵심은 이중계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네 온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여라.”

 

!!, 오늘 한가지 꼭 기억할 것은 우리는 천국에 갈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돈도, 일생 쌓아올린 업적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만 가지고 갑니다. 오직 사랑만을 가지고 하느님께 갈 것입니다. 그 사랑을 하느님 친히 완성해 주실 것입니다. 이 때문에,, 천국의 삶이 영원히 행복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인 정의를 목말라하는 삶이 되도록, 주님께서 올 한해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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