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11. 15. 연중 제33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묵시 3,1-6.14-22 ㉥ 루카 19,1-10.

 

 

가난함의 은총: 의탁과 함께 지혜와 강함

 

!!, 주님의 기도 중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오길 청하는 대목에서.., 오늘부터는 8가지 참된 행복을 묵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진복8단은 우리 신앙인의 대헌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천국으로 가는 8가지 길을 가르친 것입니다.

이 행복선언은 주님께서 하늘에서 이땅에 가져오신 천국의 행복을 지금부터 살게 합니다. 그러나 그 천국의 행복은 종말에 완성됩니다. 그래서 참된 행복은 지금 가난하고, 지금 슬프하고 온유한 사람은 나중에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고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진복판단에도 하느님의 나라의 이미와 아직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동시에 천국의 행복은 예수님이 가져오셨기 때문에, 예수님을 통하여,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과 사랑의 관계를 맺고, 그분을 사랑함으로 받는 행복임을 염두에 두고 묵상하도록 해요...

 

첫째 행복은 가난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8가지 행복 중 첫째인 가난은 사실 8가지 행복의 근본바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머지 7가지 행복은 가난이 주는 은총을 다른 각도로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가난은 단순히 우리가 돈이 없거나, 힘이 없는, 권력도 물질도 없는 그런 것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그런 가난은 사실 악입니다. 돈이 있어야 먹고 살고,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병원에도 갈 수 있습니다. 경제가 돌아가야 국가도 세계도 힘있게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복음에서 말하는 가난은 무엇입니까? 이를 알아듣기 위해 성경에서 말하는 가난을 보야 합니다.

 

구약성경은 가난한 자를 anawim이라고 합니다. 야훼의 가난한자들이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가난한 자를 가리키는 이들은 가진 것도 없고 권력도 없는 그야말로 밑바닥인생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믿음이 있습니다. 믿음이 있기 때문에 오직 기댈 곳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야훼하느님입니다. 여기에서 가난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가난의 핵심은 바로 하느님께 의탁하는 것입니다. 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고, 자랑할 것이 없기 때문에,,, 하느님께 의탁해서 그분의 자비만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켜서 야훼의 가난한자, anawim이라 합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자비에 희망을 거는 사람이 가난한 자라면, 재산이 많고, 권력이 있어도 하느님께만 의탁하면 당연히 가난한 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 등따시고 배부르면, 하느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간 본성상,, 잊기 십상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실제로, 우리가 물질적으로, 영신적으로 부족할 때, 비로소 하느님께 매달리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가난은 믿음이 있는 자에게는 하느님께 의지하게 만드는 은총.. 즉 복음적 가난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신약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가난한자에게 내리는 은총과 축복은 예수님께로부터 옵니다. 즉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께 의지함으로 이 가난의 은총, 행복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감으로써, 자신이 너무나 부족하고, 그동안 많은 죄도 지었고, 하느님 앞에 공로 쌓은 것도 별로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후회스럽습니다. 이렇게 후회하면서 가끔 다시한번 인생을 새롭게 산다면, 더 잘 살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죽음이 가까이 오면 올수록, 너무나 후회스럽고, 하느님 앞에 마땅히 내세울 것이 없는 가난한 자입니다. 주님말씀대로 겨자씨만한 믿음도 없고, 사랑이 너무나 적은 사람일 뿐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가난한자입니다.

이렇게 부족하기만 하고, 가난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께 매달리고 의탁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부족한 우리를 위해서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셨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단순히 말로만, 마음으로만 주님께 의탁하고 믿는다 하면 될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 답을 어린아기에서 찾을 수있습니다. 어린애가 배고프고 아플 때, 어떻게 하는지 보면 금방 알수 있습니다. 어머니를 찾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찾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부족하고 고통스러울 때,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이때 우리의 부족함, 죄, 고통은 주님을 찾고, 주님께 매달리게 만드는 접착제요, 은총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즉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듯이, 우리의 죄와 부족함은 우리를 주님께로 밀고 가는 자석이 되는 것입니다. 또는 주님은 부족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어린애는 자신이 고통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린애는 어머니를 찾고, 어머니를 놓치지 않으려고 할 뿐입니다. 모든 문제는 어머니가 다 해결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가난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도 아프고, 고통스럽고, 우리의 부족함 때문에 후회스러울 때, 주님께 매달리는 것입니다. 주님을 찾고 매달리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 고통을 없애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고통을 인내롭게 받아들입니다. 이때 인내롭게,, 오랜 세월 파도처럼,, 크고 작은 아픔과 고통이 다가올 때, 그 가난함은 주님을 찾게 하고, 주님께 의탁하게 하고 우리를 겸손하게 만드는 은총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가난의 은총입니다. 이 가난의 은총은 우리를 정화시킬 뿐 아니라, 강하게 만들고 지혜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난을 통하여 십자가의 주님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1코린1,24)

 

이 말씀대로, 우리의 가난과 고통 속에 십자가의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가난함과 고통은 우리를 아프게 하는 악이지 은총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비로소 우리의 가난과 고통을 신앙의 눈으로, 초자연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십자가의 주님께 의탁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통과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십자가에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주님의 한없는 자비와 사랑을 믿게 됩니다. 동시에 고통과 아픔과 실패를 통해 오랜 세월 주님께 겸손되이 순종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겸손뿐 아니라 강함과 지혜의 은총을 받게 되고, 주님께 굳건히 의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라는 말씀이 우리에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이 가난의 은총과 축복이 우리에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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