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3. 28. 사순 제4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에제 47,1-9.12 ㉥ 요한 5,1-16.

 

형제애의 예술 - 두 번째 묵상

 

!!, 오늘 에제47장은 주님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수에 관한 말씀입니다. 이 생수가 물속과 땅위의 모든 생명을 살게한다는 아름다운 말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계속 묵상합니다.

 

지난주에 하느님의 뜻에 대한 묵상에서 구약의 모든 율법과 계명은 십계명으로 요약된다고 했습니다. 신약에 와서 주님께서는 사랑의 이중계명으로 하느님의 모든 뜻을 완성하심을 묵상하였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하나의 첫째가는 계명이 된다는 것을 그레고리오 마뇨성인은 나무의 뿌리와 줄기의 비유로 설명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을 알고 믿을 때, 이 뿌리에서 이웃사랑인 줄기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줄기가 자라면 자랄수록 뿌리가 깊이 뻗어나가는 것처럼,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구체적으로 사랑할 수 있고,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자란다는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이중계명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형제를 신앙의 정신으로, 복음적인 방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주님께서 복음에서 형제를 사랑하는 방법 중에 첫째로 남을 험담하거나,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오늘 형제애의 두 번째 방법, 두 번째 예술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합니다. 주님의 기도 이 첫구절은 우리가 믿는 복음의 진리를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아버지가 있으며 우리 모두는 한분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같은 형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 피부색이 어떠하든, 상대방이 착하든, 악하든, 종교가 어떠하든, 남자든 여자든, 모든 사람을 형제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것이 주님이 가르치신 형제애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즉 나에게 맞는 사람이 있고 나에게 맞지 않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잘해 주고, 어떤 사람은 괜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성격이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내 입맛에 가려서 상대방을 사랑하게 된다. 즉 호 불호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성당도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된다. 지역출신 별로도 모이고,, 학교출신끼리도,, 모입니다. 또 같은 직장동료들끼리 만납니다. 그리고 신심단체별로 모임을 합니다. 그러나 그 신심단체 모임이 너무 친해져서 친구나 가족처럼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레지오를 재편성하기 위해서 쁘레시디움단원들을 헤쳐모여 하려고 하면, 싫어합니다. 우리 쁘레시디움은 지난 10년, 20년동안 같이 했기 때문에,, 서로 너무 친해져서,, 다른 쁘레시디움으로 못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와 친한 사람,, 서로 맞는 사람만 가까이 하려는 경향이 너무 강할 때,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다시한번 기억하도록 합시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마태5,46~47)

 

 

세 번째, ordo caritatis에 따라 구체적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가난한 아프리카형제들이나, 중동의 수백만의 형제들을 물리적으로 사랑할 수 없다. 그들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그들을 위해서는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부터 한사람씩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을 구체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 이것을 사랑의 순서(ordo caritatatis)라고. 이 때문에,, 가장 가까운 이웃인 배우자와 가족부터,, 본당신자들부터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 배우자와 가족 그리고 본당신자를 사랑하지 않고서 먼곳에 가서 봉사활동하는 것은 사랑의 순서상 맞지 않는 것.

 

문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많이 상처를 준다는 것입니다. 멀리 있는 사람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형제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지 않습니다. 한집에 같이 사는 사람, 한본당에서 같은 신심단체에서 일하는 형제자매가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형제애는 가장 중요한 영신수련

바로 여기에 은총이 있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가까운 사람을 통해 우리는 초자연적으로 사랑하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형제를 통하여, 이해타산없이 하느님을 위해 순수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영혼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영적인 성숙정도와 사랑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형제를 통하여 우리는 일종의 영신수련을 하는 것입니다. 형제는 나를 비추어주는 거울입니다. 형제를 대할 때,, 우리는 우리 내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됩니다. 이 때문에,, 부족한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겸손하게 내자신의 사랑의 부족함을 먼저 반성하고 다시 시작한다면, 우리는 그 부족한 형제를 통하여 우리 자신을 정화시켜 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형제가 잘못한 것이 사실이고, 또 형제가 나를 힘들게 해도, 그 형제를 통하여 우리는 자신을 정화할 수 있는 은총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런 겸손한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성덕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을 키워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요 최상의 영신수련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봉쇄수도원에 들어갈 수도 없고, 성직자가 될 수 없지만, 우리는 가정에서, 본당에서, 가장 빠르게, 그리고 최단거리 지름길로 성덕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성인이 되고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자녀가 되라는 말씀이 실현됩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그러나 만일 내가 너무 고통스럽고 견딜 수 없다면, 그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내 능력 밖이라면, 그런 형제들과는 한발자국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계속 만나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하게 마음의 평화를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말이 통하고 같이 일치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은 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세월이 가면, 우리 쪽에서 인격과 신앙이 성숙하면, 그 성숙한 만큼, 힘들게 하는 형제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혜를 가지고 옆에 있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하느님 앞에서 완전한 사람이 없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겸손과 지혜를 가지고 끊임없이 형제를 사랑하려고 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한 사랑을 천국에서 완성시켜 주실 것입니다. 마르12,25의 ‘천국에서 우리 모두가 천사처럼 된다.’는 말씀대로 우리의 사랑이 완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까지 한 형제애의 묵상을 정리해보면, 첫째는 남을 험담하지 말 것, 둘째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는 사랑의 순서에 따라, 가까운 사람부터 구체적으로 사랑할 것, 네 번째는 형제애는 가장 중요한 영신수련이라는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형제애를 묵상하는 우리에게 축복을 내려주시어, 성모님의 마음으로 형제들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내려주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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