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2. 28. 연중 제8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집회 35,1-15             ㉥ 마르 10,28-31

 

 나무의 뿌리와 줄기

 

!!, 지난주일 하느님의 뜻을 묵상하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곧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임을 묵상하였습니다.

이 하느님의 뜻 중에서 명시적으로, 객관적으로 드러난 뜻이 계명과 율법입니다. 법률적인 언어로,, 공적으로 드러난 하느님의 뜻이 바로 계명이기 때문입니다. 신명6장을 보면,, 이스라엘백성에게 하나이신 하느님을 온맘과 온힘으로 사랑하라고 선포하면서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라고 말합니다. 이는 왕이 백성에게 대단히 중요한 법을 공포하는 것처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뜻이 공적으로 강하게 표현되는 것이 바로 율법 즉 계명입니다.

 

구약에 나오는 하느님의 모든 계명은 십계명으로 요약됩니다. 이 십계명은 계약조문입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계약을 맺을 때 서로의 관계를 규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계명은 근본은 관계성, 즉 사랑입니다.

 

이 율법의 근본정신을 주님께서 완성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율법의 근본정신인 사랑이 완성된다고 복음에서 가르쳤습니다. 따라서 신약은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올바로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입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주 묵상 내용입니다.

 

 

오늘은 주님께서 구약의 모든 계명을 완성하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묵상하겠습니다. 구약의 십계명 → 신약의 사랑의 이중계명..이 도표를 보면서 묵상하는 것입니다.

마르12,28이하를 보면, 어떤 율법학자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서 질문을 던집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은 그당시 모든 율법학자들이 연구하고 토론하던 가장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여기에서 첫째가는 계명이란, 순서상 첫째라기 보다는,, 모든 계명을 다 포함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가장 중요한 계명을 가리킵니다.

이 질문에 주님께서는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또 둘째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8-30)

 

주님께서 대답하신 첫 번째 계명은 신명6장에 나오는 말씀이며,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은 레위19장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구약성경을 인용하면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단순히 합쳐놓은 것입니까?

그렇다면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복음의 새로운 계명을 가르쳐주고자 합니다! 율법학자가 던진 질문의 핵심은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주님의 대답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계명이 합쳐져서 첫째가는 하나의 계명이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복음의 새로움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분리된 계명이 아니라 하나의 계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두 계명이 합쳐져서 하나의 첫 번째가는 계명이 된다는 것입니까?

그레고리오 마뇨성인이 첫째가는 계명과 둘째가는 계명의 관계를 참으로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나무의 뿌리와 줄기와 같습니다. 나무는 뿌리와 줄기로 되어있습니다. 뿌리는 나무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원천입니다. 이 뿌리에서 줄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줄기가 햇빛과 비를 맞으면서,, 높이 자라면 자랄수록 뿌리는 더 깊이 땅속으로 자란다. 뿌리와 줄기는 분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뿌리와 줄기가 합쳐져서 완전한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뿌리에 해당되는 하느님사랑과 줄기에 해당되는 이웃사랑이 합쳐져서 완전한 하나의 첫째가는 계명이 됩니다. 먼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믿을 때, 예수님이 주시는 그 은총의 힘으로 남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습니다. 이웃사랑의 원천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인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 줄기가 자라면 자랄수록 뿌리가 깊어지는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면 할수록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깊어지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복음의 핵심이 있습니다: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마태5장을 봅시다: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와 예물을 드려라.”(마태 5,23-24)

 

이처럼, 주님께서 가르치신 첫째가는 계명은 하나의 계명입니다. 이 하나의 계명이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긴밀히 연결되어 하나의 계명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계명을 잘 조화시켜 하나의 계명으로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을 가장 잘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일미사도 잘하고, 기도도 잘 하고, 헌금도 잘하고, 또 본당에서 신심단체 활동도 잘 하는 신자가,, 집에 가서 가족들과 불목한다면? 동네사람들과 불목하고 국가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두 계명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신앙생활을 잘해도,, 배우자에게 존경심없이 함부로 한다든지,, 시모와 며누리에게 모질게 한다든지... 본당에서 분열을 일으키고,,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잘 한다든지... 그렇다면, 그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정말 사람도 좋고, 가족들과도 잘 지내고, 불쌍한 사람도 잘 도와주고,, 예의도 바르지만,, 주일미사를 하지 않고, 고해성사는커녕 기도도 하지 않고,, 그야말로 냉담생활을 한다면? 이 두 계명을 조화롭게 실천하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레고리오 마뇨성인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나무의 뿌리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성경을 묵상하고,,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를 모심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사랑의 원천에서 사랑할 수 있게 하는 물을 마시고 힘을 얻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그 사랑의 힘과 지혜로써, 예수님을 위하여, 초자연적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까지도 용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이웃 안에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구체적으로 사랑하고 용서할 때, 우리가 기도와 미사를 통해 주님과 일치한 그 사랑이 열매를 맺게 됩니다. 즉 뿌리에서 줄기가 나와 자라면서, 열매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줄기가 자랄 때,, 뿌리가 깊어지는 것입니다. 즉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첩경일 뿐 아니라, 주님을 사랑한다는 증거요 주님 사랑의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주님께서 복음에서 어떻게 형제를 사랑하라고 하셨는지,, 주님이 가르쳐주신 사랑의 방법을 묵상하도록 할 것입니다...

!!, 오늘,, 주님을 위하여 형제를 사랑할 결심을 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축복해 주시고, 은총을 가득히 내려주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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