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2. 21. 연중 제7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집회 2,1-11 ㉥ 마르 9,30-37.

 

율법의 근본: 사랑

 

!!, 지난주부터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세 번째 청원기도 ‘하느님의 뜻’에 대해서 묵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묵상을 요약: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뜻을 하는 것임을 지난주에 묵상하였습니다. 성부의 뜻을 실행하심으로써 성부를 사랑하신 모범을 우리는 주 예수님에게서 보았습니다.

우리도 우리 각자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함으로써 비로소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고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뜻은 곧 어떤 사람이라도, 성인이 될 수 있는 보편적인 성덕의 길입니다. 성인들의 모습을 보면, 시대에 따라, 성별과 직분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자기에게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함으로써 완덕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우리각자도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가정주부는 가정주부에게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있고, 노동자와 학생에게는 그들에게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직자와 수도자에게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내고 행하는 것이 성덕의 지름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만일, 어떤 국회의원신자가 프란치스코 성인과 같은 옷을 입고, 프란치스코 성인과 같은 수도규칙으로 삶을 산다면, 그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인지를 봐야 합니다. 가정주부가 트라피스트 수도자와 같은 생활방식으로 산다면,, 그것이 자기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인지를 봐야 합니다.

이렇게 각자의 신분과 능력, 성별, 직무에 따라 하느님의 뜻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하는, 변하지 않는 객관적인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계명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은 십계명으로 요약됩니다. 이 십계명을 가리켜, 명시적인 하느님의 뜻, 객관적인 하느님의 뜻이라 합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주 묵상입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바빠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주일미사를 권하면 안됩니다. 성지자든 평신도든, 가정주부든 정치인이든, 어떤 신자라도 주일미사를 궐하면서 하느님의 사랑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명시적인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또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을 도와주기 위해서 도둑질을 할 수는 없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도와주는 목적은 좋지만, 도둑질이라는 수단이 명시적인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이 십계명의 근본정신은 사랑입니다.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이스라엘백성을 해방시킨 하느님은 시나이산에서 그 백성과 계약을 맺습니다. 이것은 은약이라고 합니다. 하느님 편에서 거저, 공짜로 자비와 축복을 베풀기 위해 사랑의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이렇게 계약을 맺음으로써 하느님과 백성은 마치 혼인관계를 맺은 것처럼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런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서로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혼인하면, 남편과 아내가 각자 해야할 역할이 있습니다. 또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서로는 다른 이성과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합니다. 또 각자 가정을 돌보기 위해, 가족부양을 해야 하고,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이런 자기의 역할과 의무를 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이 위태로워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과 백성사이에 맺은 계약도 상호 역할과 의무가 있습니다. 백성은 야훼 하느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백성을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야 합니다. 즉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셔야 하고, 장수와 자손의 번성과 백성의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다. 이렇게 하느님과 백성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 바로 십계명입니다. 이 때문에,, 율법과 계명의 근본정신이 사랑이라고 특히 신명기에 수없이 나옵니다: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신명 30,16)

 

이런 율법의 근본정신인 사랑을 망각하고 그 형식만을 고집하고 중요시할 때, 바로 그것이 율법주의가 되는 것입니다. 주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아무리 겉으로 계명을 흠 잡을데 없이 잘 지킨다해도, 사랑이 없으면 안된다고 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신약에 들어와서 주님께서는 이 율법의 정신인 사랑을 회복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가르치신 복음의 혁신적인 내용은 한마디로,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그런데 복음이 말하는 사랑은 형제애입니다. 바로 여기에 복음의 새로움과 혁신이 있는 것입니다. 마태5,23이 이점을 잘 설명합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성전에 들어가 하느님께 예물을 드리는 사람은 하느님께 흠숭과 찬미의 제사를 바침으로써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하느님과 맺는 사랑의 관계는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신약은 이제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하는 새로운 시대입니다. 형제와 올바른 관계를 맺음으로써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복음의 핵심은 형제를 통하여, 하느님께 간다는 것입니다.

이 복음의 법칙을 마태 7,12이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사실, 율법과 예언서는 하느님과의 수직적인 관계를 말합니다. 율법서는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율법과 제사규정을 지켜야 함을 말합니다. 또 예언서는 우상숭배를 함으로써 하느님을 배신한 백성에게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오라고, 계약의 본정신을 깨닫고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호소합니다.

이런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가 강조하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이제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핵심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뜻이 분명히 나타납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구약의 십계명에서 신약의 형제애로 단순해지고 깊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소서”라는 청원기도는 하느님의 원하시는 방식대로, 예수님이 가르치신 방식대로, 초자연적으로 형제를 바라보고 사랑하게 해 달라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이 하느님의 뜻이 우리에게 이루어지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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