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1. 17.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대리구미사)

① 히브 6,10-20 ㉥ 마르 2,23-28.

 

마음이 깨끗한 사람

 

!!, 오늘 은수자의 아버지라고 하는 안토니오성인축일을 맞이하여 특히 수도자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 지난주에는 진복8단 중 5번째 행복,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를 묵상하였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행복의 은총을 받는 것은,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자비를 베풀고 용서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의 모습을 닮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힘과 지혜는 십자가 죽음으로써 자비를 베푸신 주님에게서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일치하여 자비를 베풀 때, 우리자신을 하느님 앞에 우리자신을 개방하게 되고, 신격화의 은총을 받는 것입니다.

 

오늘은 6번째 행복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를 묵상합니다. 먼저, 마음이 깨끗하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뜻보다 훨씬 심오하고 넓은 뜻이 있습니다. 이 마음의 순결은 영혼과 육신의 온갖 욕심과 애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잠심상태를 가리킵니다. 모든 욕심과 애착에서 해방되어 비어있는 동시에 성덕으로 가득찬 마음이 깨끗한 마음입니다. 성덕의 본질이 사랑이기 때문에 참된 사랑으로 충만한 상태가 마음의 순결입니다. 따라서 마음의 순결은 성덕의 종착점,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5세기의 동방의 신학자 에바그리우스는 이런 상태를 ‘아파테이아’라고 했습니다. ‘아파테이아’ 즉 욕심과 이기심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랑으로 가득찬 상태에 있는 사람만이 하느님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무사무욕의 상태에 있지 못하면, 하느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죄많은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도 없습니다. 만일 본다면 죽게 됩니다. 물과 불이 함께 있지 못하는 것처럼, 하느님과 죄는 함께 공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 얼굴을 보지는 못한다. 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살 수 없다.”(출애33,20)

 

그러나 인자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죄인도 당신을 만나뵐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바로 성전입니다. 성전은 하느님이 우리가운데 살아계신다는 하느님현존의 장소요 표시입니다. 따라서 성전에 가서 제사를 드리고 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것이 구약입니다.

신약에 와서 우리는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14,9)

 

이 주님을 지금은 믿음으로 만날 뿐입니다. 2천년전, 예수님을 보면서, 하느님 아버지를 보는 은총을 받은 분들은 성모님과 사도들과 소수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도 바로 그 은총으로 주님을 교회 안에서 만나뵙습니다. 말씀과 성체와 형제들 안에 계시는 주님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믿음으로 주님을 보고 만나는 것은 아직도 불완전합니다. 우리가 죽음이라는 문을 통과하여 천국에 가게 될 때, 지금 우리가 태양을 보듯이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천국에서 누리게 될 지복직관(visio beatifica)입니다. 이 진리를 1코린13,12: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내가 지금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묵시22,3도 천국의 행복이 바로 하느님과 예수님을 직접 뵈옵는 지복직관이라고 합니다: “도성 안에는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가 있어, 그분의 종들이 그분을 섬기며 그분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오늘 6번째 행복은 마음의 순결을 지닌 사람들은 하느님을 뵈옵는 행복을 예수님을 믿고 그분과 인격적인 관계를 통하여 받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하느님께서 그 행복을 완전하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 이렇게 하느님을 보게 하는 마음의 깨끗함의 은총은 어떻게 받게 됩니까? 모든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는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로 튼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꼭 큰 죄인만이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죽을 때까지 매일 회개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입니다.

 

이 회개 중에서 근본적인 회개는 우상숭배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거짓신인 우상을 멀리하고 살아계신 참된 단한분의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회개입니다. 만일 우리와 은약을 맺은 이 참된 신을 거부하고 우상을 섬기면 그것이 가장 더러운 불결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구약성경은 가장 추한 불륜은 우상숭배라고 합니다. 호세아 예언자를 비롯해서 모든 예언자들은 이 우상숭배를 가장 더러운 불륜이라고 질타했습니다. 따라서 마음이 깨끗하다는 뜻은 우상숭배를 하지 않고 하나이신 하느님만을 믿고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하느님만을 온힘으로 사랑하는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우리들은 우상숭배를 하지 않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가끔 이런 생각이듭니다. 주일날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주일미사를 빠진다면, 심한 우상숭배는 아니지만, 우리는 우상숭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1월 1일 새해새벽에 해돋이 구경간다고 미사를 놓치는 일이 있다면, 우리는 아직 우상숭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인간적인 이유로 하느님을 첫 자리에 모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콜로3,5은 애착과 욕심도 우상숭배라고 합니다: “여러분 안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을 죽이십시오. 탐욕은 우상 숭배입니다.”

이런 탐욕과 욕심이 바로 하느님을 못보게 가로막는 장애물입니다. 따라서 이런 탐욕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을 관상하게 됩니다. 이 현대적인 우상숭배라고 할 수 있는 탐욕과 욕심으로 벗어나게 해 주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결론)이렇게 주님께로부터 욕심과 욕심을 끊는 은총을 받게 되면, 일어나는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성전에 가서 하느님을 뵈옵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하는 일은 하느님을 경배하고 섬기는 일입니다. 요한묵시록을 보면, 천국에서 모든 성인들이 근본적으로 하는 것은 하느님을 섬기고, 찬미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청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바로 하느님과 주 예수님을 아무런 욕심도, 애착도,, 이해타산도 없이 섬기고 찬미하고 감사드드리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지금부터 주님을 뵐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주님친히 그 행복을 완성해 달라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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