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9. 02. 11. 월요일[대리구미사] 연중 제5주간 월요일 또는 루르드의 복되신동정마리아(세계병자의날)

창세1,1-19마르 6,53-56

 

     聖 讀 (Lectio Divina)

 

!!, 오늘은 루르드의 성모님 축일을 맞이하여 대리구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영육간의 건강과 축복을 내려주시길 빕니다. 또한 오늘 세계병자의 날을 맞이하여 병고로 고통받는 형제들을 위하여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기로 합니다.

 

!!, 지난 6개월에 걸친 성체성사에 대한 묵상을 지난번 미사에서 마쳤습니다.. 오늘부터는 성독에 대한 묵상을 시작하겠습니다. 앞으로 몇 달동안 계속될 이 은혜로운 묵상을 성령께서 이끌어주시고 비추어주시길 성모님과 함께 청합니다.

먼저, 성독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Lectio divina를 번역한 말입니다. 이 라틴어를 직역하면, 신적인 독서, 혹은 거룩한 독서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거룩한 독서라고도 하는데... 거룩한 독서라고 하면, 여러 가지 영성서적을 읽는 것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성독이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성독은 성경본문을 읽으면서 바치는 기도양식입니다. 그렇다면,, 성인전이나, 성인들의 가르침과 말씀을 읽는 것은 성독이 아닙니다. 또 교황님 말씀, 회칙, 공의회 문헌, 신학서적이나, 영성서적을 읽는 것도 성독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적독서라고 합니다.

성독은 오로지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제가 매일 성독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성경읽는 것자체가 이미 기도라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성독에 대한 묵상을 시작하면서,,, 주님께서 여러분 모두에게 바로 이 은총을 주시길 빕니다. 즉 성경을 읽는 것자체가 이미 훌륭한, 그리고 올바른 기도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치는 기도의 대부분은 성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이루어져 있는 미사에서,, 말씀의 전례는 이 성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독서와(또는 제 2독서) 화답송 그리고 복음으로 이루어진 말씀의 전례는 성경본문을 공동체 앞에서 큰 소리로 읽는 것입니다. 공동체성독을 하는 것이죠.. 또 사제들은 매일 시간에 맞추어 기도하는시간전례라고 하는 성무일도서를 바칩니다. 그 내용이 성독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시편과 성경를 읽음으로써 기도하는 양식이죠. 그리고 매일 우리 모두가 바치는 주님의 기도, 또는 성모송, 영광송 등은 성경본문에서 나온 성경구절을 염경기도로 만든 것입니다. 또 묵주기도는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반복적으로 암송하는데 이것 역시 바로 성독의 반추기도를 체계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우리가 알든 모르든, 매일 성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성독은 우리의 기도생활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기도의 삶 한복판에 있는 성독은 가장 오래된 기도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서적으로 약 25백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네헤8장은 기원전 5세기 바빌론 유배생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가 성독을 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때에 온 백성이 일제히 물 문앞 광장에 모여, 율법 학자 에즈라에게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서를 가져오도록 청하였다. 에즈라 사제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모든 이로 이루어진 회중 앞에 율법서를 가져왔다. 때는 일곱째 달 초하룻날이었다. 그는 물 문앞 광장에서, 해 뜰 때부터 한낮이 되기까지 남자와 여자와 알아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 그것을 읽어 주었다. 백성은 모두 율법서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그 책, 곧 하느님의 율법을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읽어 주었다. 그래서 백성은 읽어 준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느헤미야 총독과 율법 학자며 사제인 에즈라와 백성을 가르치던 레위인들이 온 백성에게 타일렀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온 백성이 울었기 때문이다.“(느헤 8, 1~3.8~9)

 

이스라엘백성이 이렇게 성독을 통하여 신앙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죠...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유배생활에서 귀환해서 보니, 성전이 없었던 것입니다. 전쟁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상태에서,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성전이 없어서 제사를 바칠 수 없는 고통을 다니엘 예언자도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 지금 저희에게는 제후도, 예언자도, 지도자도 없고, 번제물도 희생제물도, 예물도 분향도 없으며, 당신께 제물을 바쳐 자비를 얻을 곳도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때부터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바빌론 유배생활을 기점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말씀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옛날 예루살렘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던 신앙생활에서, 각 고을마다세워진 회당에서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신앙생활로 바뀐 것입니다.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제사중심에서 말씀 중심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런 말씀 중심의 신앙생활에서 유다교가 생긴 것입니다. 이렇게 회당에서 말씀을 읽고 신앙생활을 하던 모습이 예수님 시대에서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고을과 동네 마을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마르1,39)

 

이처럼 성독은 25백년의 역사를 지닌 가장 오래된 기도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회당을 중심으로 이런 성독으로 신앙생활을 한 모습이 루카 4장에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이렇게 회중 앞에서 이사야예언서를 읽고 난 다음, 회당의 모든 사람들이 주님을 쳐다보자,,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우리가 성독을 하는 이유는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는 주님말씀이 우리에게 실현되기 위해서입니다. 즉 우리가 지금 읽고 기도하는 주님말씀이 오늘, 나에게, 우리에게..” 이루어지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성독의 은총이 매일 우리에게 내리길 빕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하올 주님, 오늘부터 성독에 대한 묵상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축복해 주십시오. 성독을 하지 않고서는 신앙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말씀에서 믿음의 은총이 오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올 주님, 또한 성경을 읽는 자체가 이미 훌륭한 기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성경을 읽고 기도할 때마다, 주님 당신께서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이 바로,, 나에게, 우리에게, 우리 교회에 이루어지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읽은 말씀을 우리가 깊이 묵상하고 사랑으로 실천하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말씀이신 당신과 더 깊이 일치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십시오.

말씀을 잉태하고 우리에게 낳아주신 어머니 마리아여,, 우리도 당신처럼, 말씀을 깊이 간직하고 되새기고, 실천하도록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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