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8. 12. 17. [대리구미사]

울산대리구청 2018.12.17 15:03 조회 수 : 16

2018. 12. 17. [대리구미사]

창세 49.1-2.8-10 마태 1,1-17

 

      Lc24장에 나타난 말씀과 성체

 

!!, 지난번 강론에서 말씀과 성체성사의 상관관계를 묵상하였습니다. 말씀에서 오늘 믿음의 은총을 받고 난 다음에 성체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성체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순서상, 먼저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말씀과 성체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주는 복음이 루가24장 엠마오로 가는 제자얘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에피소드입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자 희망을 잃은 두제자가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이때.. 주님께서 타나나셔서 그들과 함께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같이 걸어가면서 주님께서는 두제자와 대화를 나누십니다. 대화내용은, 성경구절을 인용하시면서 십자가죽음과 부활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후 저녁이 되자, 주님은 제자들과 함께 집에 들어가십니다. 집에 들어가서,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때 비로소 제자들은 눈이 열려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이 엠마오제자 얘기는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알아보기 전에,,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을 통하여 먼저 믿음의 은총을 받았음을 설명합니다. 이 말씀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두 제자는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라고 고백합니다. 이렇게 말씀으로 불타오르는 신앙체험을 하였고, 그다음 성체의 은총을 받은 것입니다.

 

이 엠마오로 가는 두제자 얘기는 교회를 떠받치고 있는 말씀과 성체라는 두 기둥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두 기둥이기 때문에.. 기둥 하나만으로는 교회를 지탱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기둥만으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참된 교회는 말씀과 성체가 똑같이 있어야 합니다.

말씀과 성체가 교회의 두 기둥이라면 우리 신앙생활의 두 기둥도 말씀과 성체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미사참례만을 열심히 하면서 신앙생활을 했다면,, 성체만을 중요시 한 것입니다. 바로 이때문에 우리 신앙생활은 타성에 젖고 기계적이며, 형식적이 된 것입니다. 말씀보다 성체에 너무 치중했습니다. 성사중심의 신앙생활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은 지난 몇백년동안의 우리 교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말씀중심의 신앙생활을 해야 균형을 잡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대교회신자들은 말씀과 성체 모두를 똑같이 중요하게 대했습니다. 말씀과 성체를 동등하게 대했기 때문에 초대교회신자들은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성찬에서, 또한 성경의 말씀들 안에서 그분의 살과 피를 먹습니다.” 성독은 파스카의 어린 양을 먹는 것과 같다.” 또는 나의 피난처는 복음인데, 그것은 내게 그리스도의 살과 같다.”고 했습니다.

 

     성체성사의 필요성과 말씀

 

여기에서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아무리 말씀과 성체성사가 똑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성경은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1,17; 에페2,8)라는 말씀그대로입니다.

이 성경말씀대로 말씀에서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면 왜 성체성사가 필요한가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과 성체라는 두 다리로 굳건히 걸어가길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가 필요한 이유는 성체가 성사라는 특징에 있습니다. 즉 성사는 사효성이 있습니다. 사효성은 교회가 정한 예식으로 사제가 성사를 집행하면, 성사의 은총이 완전히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말씀과 다른 점입니다.

 

말씀은 우리가 받아들이고 사는 만큼 은총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사는 사효성 때문에 그 자체로 완벽한 은총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열심하지 못한 사제가 미사를 드리고 고해성사를 줘도 그 은총은 100% 이루어집니다. 성사를 받는 우리도 믿음이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해도 성사의 은총 자체는 100% 내립니다. 다만, 그 은총을 얼마만큼 받아들이냐는 그 영혼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십자가 성요한에 의하면, 그 영혼의 의지와 사랑의 정도에 따라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효성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지혜자체이신 주님의 무한한 사랑을 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의 정도에 따라, 또는 성덕의 정도에 따라,,, 은총을 주고 안주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교회의 성사를 통하여 우리가 아무리 부족해도,, 당신 편에서 완전한 구원의 은총을 교회안에,, 객관적으로, 확실히 보장해 주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말씀을 잘 살지 못한다 할지라도,, 믿음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성체를 통하여 우리는 일단 완전한 사랑과 구원의 은총을 객관적으로 보장받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부족한 우리라 할지라도,, 성체를 통하여 주님사랑과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성체는 주님 편에서 완전한 일치를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말씀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말씀과 성체가 마치 대나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나무는 부러지지 않고 길게 자랄 수 있는 것은 마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합니다. 이것은 대나무의 마디와 마디 사이의 긴 줄기 부분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살다가 성체를 영하면, 말씀의 은총이 성체로써 완결됩니다. 즉 마디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 마디 때문에 대나무가 부러지지 않고 올곧게 성장합니다. 이처럼, 말씀을 사는 우리도 성체의 은총 때문에 부러지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삶으로써 성체의 은총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성체는 주님의 사랑과 일치를 보장해줌으로써 말씀을 산 우리의 삶에 화관을 씌워줍니다.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 말씀을 더 잘 살 수 있는 힘과 자양분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말씀과 성체는 마치 사다리처럼 연결되어 상승작용을 합니다. 이 상승작용으로,, 주님께서는 우리를 확실하게 구원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오늘 이 말씀과 성체의 은총이 우리에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말씀과 성체라는 두 기둥으로 교회를 세우신 주님, 당신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말씀으로 우리에게 믿음의 은총을 주시고, 성체로 당신 신비체에 우리를 결합시키고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하올 주님, 이때까지 우리가 말씀은 소홀히 하고, 성사에 치중한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제부터는 당신 말씀이 첫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주님,, 당신을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함으로써 신앙체험을 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우리 믿음을 자라게 하시고, 이 믿음으로 성체를 모시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성체는 우리 믿음에 화관을 씌우고, 천국을 보장해 줄 것입니다. 이 성체의 힘으로 십자가를 통하여 보여주시는 당신 뜻을 받아들이고 형제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하여, 당신과의 일치가 자라나게 하시며, 교회가 성장하게 해 주십시오. 어머니 마리아여, 당신은 하느님의 말씀을 낳아주셨고, 그 말씀을 실천하셨으니, 우리도 당신처럼 주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실천하여 주님께서 우리안에 탄생할 수 있도록 전구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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