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부활 대축일 낮 미사
주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빈 무덤’의 이야기를 통해 주님의 부활은 실제적인 사건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무덤이 비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죽으셨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복음말씀은 예수님의 부활하신 때를 “주간 첫날 이른 아침”(요한20,1)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대인에게 안식일은 토요일로 주간의 마지막 날이기에, 주간 첫날은 일요일을 말합니다. 첫날은 ‘시작’을 의미하고, 아침은 ‘빛’과 관계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부활사건은 ‘어둠을 물리치는 빛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부활사건은 모든 것의 새로운 시작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류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고,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이심을 알리는 것이며, 이 신앙으로 신약성경이 기록되었고, 교회가 생겨났고, 오늘날까지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이 이어져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아주 분명한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이제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콜로새서 3,1-3)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부활신앙은 우리 자신의 생명이 하느님의 생명과 결합되어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면서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의 생명과 결합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티아서 2,20)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기에 부활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땅의 세력에 지배되지 않고 하늘의 생명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고、 어둡고 지치며、 비겁하고 이기적이라 해도, 결코 절망해 포기하거나 아니면 현실에 매몰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예수님을“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려주신”(요한 20,9)것처럼, 지쳐 넘어지고 자빠져 상처 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주시고 살려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