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성야 미사(다해)
(2022.4.16.19:00, 복산 성당)
“어찌하여 살아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주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저는 부활성야 미사를 준비하면서 전례의 전체 핵심주제가 복음 중 한 대목인 말씀“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라고 묵상해보았습니다. 이 말은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을 보러간 여인들이 예수님의 시신이 보이지 않아 당황하고 있을 때 천사가 나타나 한 말입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이 말은 오늘 밤 예수님의 부활성야 미사를 지내는 우리들에게도 던진 물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과연 우리는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어디서 찾고 있습니까?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어디서 찾고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가 만나 뵈어야 할 부활하신 주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이들 가운데서 만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기서 ‘살아있다는 것’은 적어도 살아있기 위해서 애쓴다는 것이고, 잘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죽은 것 가운데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것 가운데서 부활하신 주님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 또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살아있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있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들은 4가지 독서와 서간 그리고 복음말씀은 모두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해 얼마 애쓰시는지? 그리고 얼마나 당신의 백성을 사랑하셨으면, 당신의 아들까지 보내셔서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해 죽게까지 하셨는지? 하는 내용의 말씀입니다. 이 모든 말씀은 살아계신 하느님과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역사, 구원의 역사를 말씀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결국 이 모든 말씀들은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신 것처럼, 우리들도 살아있기를 간절히 원하고 바라시는 말씀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살아있어야, 이 말씀들의 의미도 살아있는 말씀으로 우리 마음에 깊이 와 닿겠지요.
우리가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살아가려고 약속드린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위를 따라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는 세례를 통해 지난 삶을 죽이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주님 앞에 약속하면서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마음에 언제나 살아계십니다.’ 우리 복산 성당이 살아있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라면 부활하신 주님은 바로 이 공동체에 항상 살아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 마음에 계시고, 우리 가정에 계시고, 우리 공동체에 계십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면 부활하신 주님은 언제나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 한 분 한 분들이 살아있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힘을 주십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