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나해 연중 33주일(그리스도 왕 대축일)

2021.11.13.10:30,전하성당(견진)

찬미 예수님

오늘은 우리 교회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한 주일 앞둔 연중33주일입니다. 동시에 12분이 견진성사가 있는 주일입니다.

 

교회 전례력의 마지막을 앞둔 주일로서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은 세상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의 메시지는 세상의 끝 날에 주님께서 구원을 완성하시기 위해 다시 오실 것이니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화가인 폴 고갱이 있습니다. 고갱은 1897년 타히티라는 곳에서 사랑하는 딸의 죽음과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 건강악화 등 여러 가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삶의 본질을 물으며 그린 자신의 작품에 이런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 역시 가끔 우리 자신의 삶의 본질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바로 오늘 독서와 복음은 세상종말과 심판 그리고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그 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모을 것이다.”“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고 했습니다. 세상종말과 예수님의 재림 그리고 심판과 구원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성경을 보면, 오늘 복음말씀의 바로 앞부분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파괴를 예고하는 내용입니다. 마르코뿐 아니라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도 예루살렘의 파괴(예수님 부활 후 약 40년 후)가 일어나기 전에 씌어졌습니다. 실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40년 후에 로마군대에 의해 예루살렘의 도시와 성전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유대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그래서 유대인들은 이 사건을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세상 끝날 곧 세상종말의 표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세상종말에 그들을 구원해주실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실제로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에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것을 믿었습니다. 사도만이 아니라 바오로로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점차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세상의 종말과 그리스도의 재림은 금방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세상종말과 예수님의 재림은 어떤 의미입니까? 여기에 대해서 교회는 두 가지 교리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별심판인 사심판공심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종말은 언제일지 알 수가 없고 오직 하느님만이 주관하시기에, 우리가 세상종말과 세상종말에 있을 공심판은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개인의 죽음이후에 이루어질사심판입니다. 물론 우리 개인의 죽음도 언제 일지 알지 못하고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누구나 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자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그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찾아오실 것이고,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곳이 바로 우리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인생 여정을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의 여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순례의 여정이라고 해서, 우리 인생이 가치 없다거나 소중하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현재의 삶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음 뒤에 영원한 삶이 있으니, 현재의 세속의 삶에 매몰되지 말고 현재의 삶을 정말 의미있고 충실하게 살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자신의 현재의 삶을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실현하는 순례의 시간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자신의 현재 삶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의 죽음은 결코 단순한 절망과 허무가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처럼 새로운 삶,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견진성사를 받게 될 분들은 세례성사 때 한 서약을 다시 함으로서, 하느님의 자녀로 충실하게 살 것을 다시 약속드리게 됩니다.

 

또 여러분은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받음으로써 더욱 완전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교회의 공동체와의 일치를 통해 더욱 완전한 교회의 구성원이 되어야하고, 더욱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의 삶이 더 의미 있고 행복해져 그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오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대로, 우리가 가야할 곳은 우리의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이심을 믿고 고백해야 하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기에 우리가 누구인지 잘 알며,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왔기에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잘 알고 고백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제 이마에 십자가 인호가 새겨짐으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수난, 곧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의 의미를 잘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스스로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깊이 깨닫고 실천함으로 여러분이 간직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 ! 연중 마지막 시기를 보내면서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 언제 맞이할지 모르는 주님을 생각하면서 나 자신은 지금 깨어 살고 있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특별히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깨어있는 삶의 구체적인 실천은 이웃사랑, 특별히 우리 주변에 어렵고 힘든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늘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 안에서 계시면서 여러분이 여러분의 삶을 통해 의미와 행복을 느끼시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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