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2021.11.1.,병영성지성당 11:00)

오늘은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을 기념하면서 우리들이 그 분들의 삶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을 맞이해서 성인은 어떤 분이신지?’ 어떻게 성인이 되셨는지?’ 그리고 성인들과 우리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같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1. 성인은 어떤 분이십니까?

 

물론 교과서적인 정의는 성인(聖人)1독서의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 삶으로 성덕이 뛰어나 천상고향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사람으로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선포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성인들 중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분도 계시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분도 계실 것이고, 또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분도 있지만 오직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는 익명의 성인들도 계실 것입니다. 어쨌든 성인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충실했던 삶을 사신 거룩하신 분들입니다.

 

영성적으로 표현하면, 성인들은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처럼 부족함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성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연마된 사람입니다. 그들의 마음이 유리창의 유리라면 하느님의 빛을 하느님께서 비추시는 그대로 받으려고 애쓰신 분들입니다. 그러기위해서 유리의 투명함, 맑고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묻은 때. 죄의 얼룩들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하느님의 빛을 온전히 받아 사람들에게 비추었던 분들입니다. 성인들은 비록 천성적으로 타고난 기질은 다르지만, 그 기질을 하느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연마했기에, 그 다양한 기질들이 하느님의 빛을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었던 분들입니다.

 

2. 어떻게 성인이 되셨습니까?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행복의 삶을 추구하셨기에성인이 되셨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말씀인 진복팔단이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참 행복의 길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행복하여라!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이라고 예수님께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바로 이런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고, 하느님을 보고, 하느님의 자녀로 불릴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당연히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참 행복의 길은 오늘날 사람들이 추구하고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참 행복의 길과는 아주 다릅니다. 돈과 권력과 성공 그리고 건강 이런 것들이 사람들이 추구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길 아닙니까? 온유함보다 남과 싸워서 이기는 것, 의로움보다 이익을 위해 외면하는 것, 딱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눈을 애써 모르는 척하는 것 이런 우리의 삶으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성인들은 예수님께서는 어제 주일복음에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진복팔단의 삶을 충실히 살려고 노력하신 분들입니다.

 

3. 성인과 우리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모든 성인의 날은 그야말로 모든 성인들을 기념하는 축일이기에, 세례명을 가진 우리 모두의 축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왜 세례명 축일을 지냅니까?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주보성인의 거룩한 삶을 본받고 우리 자신의 삶을 반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자신의 세례명 성인이 아닌 특별히 존경하는 성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그래서 성인의 날은 우리가 기억하는 성인의 삶을 본받기를 다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고백인 사도신경 중에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라는 말이 있습니다. 통공(通功)서로 공로가 통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교회는 전통적으로 현재 그리스도인들은 3종류의 상태에서 살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 연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처럼 이 세상에서 나그넷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죽은 후 연옥에서 속죄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미 천상고향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과 연옥 그리고 천국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서로 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지상에서 순례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는 연옥에 있는 우리 가족들과 조상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고, 또 성인들의 전구로 지상에서 순례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들과 연옥에 계신 분들을 위해 아버지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모님을 통해 우리를 도와주시기를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이렇게 지상의 우리들과 연옥에 계신 분 그리고 천상에 계신 성인들이 영적인 연대성으로 친교하는 관계를 성인의 통공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일은 죽은 모든 분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11월 위령의 성월의 달의 첫날이고, 위령의 날 바로 전날에 모든 성인의 날로 정한 것은 성인의 통공으로 돌아가신 분, 특별히 연옥에 계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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