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부활대축일 미사 강론(나해)

(2021,4,4,10:30, 복산성당)

찬미예수님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의 삶 한가운데에, 우리를 위해서 부활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대축일을 맞아 2021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예수님 부활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상해보면 좋겠습니다. 2021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예수님 부활의 의미를 두 가지 차원으로 묵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2021년 코로나 한가운데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를 위로해주실 것입니다.

 

작년 초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전의 그 어느 바이러스, 전염병보다 전염성이 강하고 사망률도 높아, 의학이 발전한 현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수백만 명이 죽었고 수억 명의 감염이 진행되고 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경제가 어렵고, 우리의 살림살이도 힘들고, 우리 개인의 일상생활 역시 고통스럽습니다. 모든 분들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특별히 소상공인, 자영업자, 몸이 불편한 어르신, 직장을 잃고 새 직장을 찾는 분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정말 힘듭니다.

 

2021년 코로나 사태 한복판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의 현 처지를 모르실리 있겠습니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틀림없이 우리 모두를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또 힘을 주실 것입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우리들도 살리실 것입니다. 이것이 올해 예수님 부활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둘째, 2021년 코로나 한가운데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현재 잘못된 모습을 깨우쳐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에도 사스와 메르스로 크게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처럼 전 세계가 동시에 이렇게 우왕좌왕하면서 대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고통 받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이 동물로부터 옮겨온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간의 개발, 그것이 군사적 목적 아니면 경제적 목적이든지 인간의 개발이 동물의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진 것입니다. 인간의 자연 침범과 훼손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초기 바이러스를 통제할 때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을 찾는다면서 얼마나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습니까? 원인 규명은 과학자들에게 맡겨야하고, 이미 발생한 사태에 대해 WHO와 유엔 등을 중심으로 각 나라들이 협조하며 공동으로 대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각 나라 특히 강대국들은 서로 협력하고 협조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자기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과 경제적인 목적으로 서로 남 탓만 하다가 가장 중요한 초기 통제의 골든타임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전세계로 전염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 개발조차 힘있고 돈있는 몇 나라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면서, 생산된 백신도 자기나라 중심으로 독점하느라 전 세계에 흩어진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인간의 현대 문명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입니까?

 

이런 우리들의 현대 문명이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생기게 했고, 초기 통제도 못했으며, 또 무책임하게 확산시키고, 백신 개발과 사용조차 합리적으로 관리 못하게 한 것입니다. 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현대 문명의 잘못을 깨닫고 바꿔나가지 못하는 한 앞으로 우리는 또 다른 바이러스 더 크고 고통스러운 바이러스로 계속 힘들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 한복판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바로 이런 우리의 잘못된 문명의 모습을 깨우쳐 주시고자 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도 결국 예수님 시대 인간들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문명이 만든 것 아닙니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탐욕이 똘똘 뭉쳐서 예수님을 십자가 나무에 매달아 죽인 것입니다. 그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부활하셨습니다. 봄에 새 싹이 돋아나듯이 죽었던 예수님께서 살아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날 우리 인간에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탐욕의 문명, 죽어가는 문명이 아닌 새 생명의 문명을 깨우쳐주고자 부활하셨습니다.

 

오늘 2독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이제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콜로새서 3,1-3)

 

이 말씀은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우리도 스스로 부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삶이 저 위의 것을 추구하는 삶이고 땅만을 생각하지 않은 삶이라고 해서 우리의 현실 삶을 무시하면서 살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현실을 무시하면서 살 수 있습니까? 현실에 충실할 수밖에 없지만, 오로지 목전의 이익 앞에만 매달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어리석은 삶을 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는생명의 삶이고, 저 위의 것을 추구하는 삶이며, 부활의 삶인 것입니다. 그래야 오늘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음을 우리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스스로 부활의 삶을 살 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독서의 베드로처럼 부활의 증언도 다름 아닌 우리 스스로 부활을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내식대로 내 것만 움켜지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삶이 아닌 하느님을 진정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부활을 증언하는 것이고, 그럴 때 우리는 예수님 부활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부활초에 알파와 오메가라는 글자를 새기고, 올해 2021년의 숫자를 함께 새겼습니다. 이것은 올해 우리의 삶의 시작이요 마침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의 삶을 살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복산 교우 형제자매 여러분!

다시 한 번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리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 맘속에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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