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새 인간으로 살아날 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성야 미사 강론(나해)
(병영성지 성당, 2021.4.3.19:30)
사랑하는 시각.청각 장애 형제 자매여러분! 봉사자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부활성야 미사 때 우리는 일 년 중 가장 많은 구약과 신약성경의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부활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가?”
우리가 방금 들은 독서와 복음의 내용들의 핵심은 이렇습니다.(7개 독서 중 3개만 들었습니다만) 전체 내용은 하느님의 우리 인류를 위한 구원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만물을 창조하시고 그 중에서도 인간을 당신의 모습대로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들의 죄로 인해 하느님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우리인간에 대한 사랑은 멈추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당신의 사랑의 구원계획이 펼쳐집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믿은 아브라함을 선택해 당신과 계약을 맺으시고, 또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셔서 그 후손이 복을 받을 수 있도록 약속하셨습니다. 이어서 예언자들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구원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신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의 이 구원의 약속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온전히 이루어지게 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구약과 신약의 내용들은 초기 교회에서 세례를 준비하는 예비자들에게 꼭 들려주었던 성경 말씀들이었습니다. 오늘 부활성야 때 우리는 이 말씀을 들음으로써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구원약속과 그 구원약속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는 것은 이렇게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믿고 그 구원계획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예수님의 죽음과 함께 우리의 지난 잘못된 삶에서 죽고,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다시 새 삶으로 살아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시 후에 있을 세례 서약갱신은 세례 때 예수님과 함께 죽었고 예수님의 부활로 새로 난 우리의 ‘새 삶’을 상기하면서 하느님께 앞에서 다시 약속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여인들이 ‘주간 첫날 매우 이른 아침’,곧 일요일 아침 무덤에 도착하자 무덤이 비어있음을 발견하고, 천사들을 통해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된 내용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가장 먼저 알고 그것을 믿었던 사람은 성경을 연구하던 유대 지도자도 아니고,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제자들도 아닌, 단순하고 무지한 ‘순수한’ 여인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여인들은 누구보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들입니다. 여인들은 누구보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철저히 믿고 신뢰했고, 예수님이 하느님이 우리를 구원해주실 주님임을 믿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여인들은 예수님을 끝까지 따라다녔고, 마지막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실 때 끝까지 십자가의 고통을 함께했습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누구보다 먼저 그 분의 부활도 믿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서간 로마서에서 바오로사도는 복음의 여인처럼 ‘순수한’ 말하자면 ‘영적으로 순수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영적으로 순수하게 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례 때 우리의 지난 삶은 죽었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면”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죄의 지배를 받던 ‘옛 인간’이 죽고 ‘새 인간’으로 살아가기 노력한다면 영적인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자신에 있어 부활의 삶은 이렇게 ‘새 인간’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삶입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부활의 삶을 살려고 할 때 우리는 언제나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은총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강론 서두에 이런 오늘 성경말씀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부활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 부활은 하느님의 구원의 약속이 온전히 완성되는 의미이고, 우리는 세례 때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것처럼 언제나 ‘새 인간’의 삶을 살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부활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새 인간으로 살아날 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스스로 부활의 삶을 살 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초에 알파와 오메가라는 글자를 새기고, 특별히 올해 2021년의 숫자를 함께 새기는 것은 올해도 모든 것의 시작이요 마침이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시각.청각 장애 형제 자매여러분! 봉사자 형제 자매 여러분!
다시 한 번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리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 맘속에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