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 2020.6.1.11:00 병영성지성당)
오늘 독서인 창세기의 여인인 하와와 복음인 요한복음의 내용인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과 함께 하신 어머니 마리아와 비교해서 묵상해보십시다.
우리 교회의 많은 교부들(아오스딩,이레네우스 등)께서 이 두 성경말씀을 비교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의 골고타 동산을 구약의 에덴동산과 연결하면서, 에덴동산을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과의 관계를 잃어버린 최초 사람의 동산으로, 반면에 골고타 동산은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관계로서의 새로운 에덴동산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골고타 동산의 십자나무는 새로운 에덴동산의 생명나무인 것이고, 그 십자나무에 매달린 예수님은 새로운 아담이 되시는 것입니다. 성부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명하여 스스로 제물이 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새 아담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26절에 표현한대로 “여인이시여”라고 표현된 어머니 마리아는 창세기에서 아담의 갈빗대에서 나온 여인인 하와(뱀의 유혹에 넘어간 그 하와)와 근본적으로 다른 새 하와가 되십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에 의해 예수께서 특별하게 잉태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전달받고 ‘당신의 뜻이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고 순명하셨고, 당신 아드님으로써 예수께서 걸어가고자 하신 십자가를 향한 삶에 묵묵히 동반하셨으며, 마지막 십자가상의 죽으심까지도 온전히 함께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뒤 세상에 홀로 남게 될 제자들과도 끝까지 동행하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당신 아드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온 몸으로 설파하신 사랑의 가르침을 누구보다 잘 아시기에, 제자들이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심으로서 제자들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로서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마리아 기념일’은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제정하셨습니다. 교황께서 이 첫 번째 기념일 미사 강론을 통해서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교회는 성모 마리아처럼, 여성이며 어머니입니다.” 말하자면, 우리 교회의 중요한 정체성이 성모 마리아처럼 여성적이며, 어머니(모성적)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움과 어머니로서의 포용할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19 재난으로 인해 정말 특별한 경험들을 하고 있습니다.예상컨대 우리는 앞으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는 이번 사태로 생명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이럴 때 우리는 성모님을 본받아 여성이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픈 사람,힘든 사람, 가난한 사람,고통받는 사람 모두를 받아주고 격려해주며 위로해주고 또 용기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