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89호 2014.0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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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대학생 아들이 성당에 다니지 않으려 합니다. 하느님은 믿지만 그렇다고 꼭 성당에 다녀야만 하느님을 믿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지는데 답을 못했습니다.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동방교회의 총대주교 막시모스 4세가 했다고 전해지는 말을 대답으로 드리고 싶습니다.“수많은 무신론자들이 믿지 않는 하느님은 나도 믿지 않는다.”무신론자들은 신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많은 이유들을 다양하게 내세웁니다. 그러나 그 이유들 속에 등장하는 신은 실제로는 교회가 고백하는 하느님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생각해 내거나 전해 들은 신에 불과합니다. 막시모스의 말은 그들이 주장하는 신은 참된 신이 아니라, 단지‘하느님’이라고 이름 붙인 우상일 따름으로, 그 우상을 믿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신천지란 신흥종교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성경을 제멋대로 해석하여 그들의 입맛에 맞는 신을 만들어, 그 신을‘하나님’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들이 믿는다고 고백하는 신을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성경과 성전(聖傳)을 통해 드러내셨다고 고백합니다. 이 고백은 개인적 차원을 뛰어넘어 교회 전체가 한목소리로 바치는 공동체적 고백입니다. 우리가 교회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내가 믿고 싶은 하느님이 아니라 교회공동체가 고백하는 하느님을 제대로 믿기 위해서입니다. 내가 믿는다고 하는 하느님이 늘 교회가 고백하는 하느님과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