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79호 2014.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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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대학생 딸이 음식을 많이 먹은 뒤, 화장실에 가서 토하곤 합니다. 밤에 혼자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고는 토하고, 다음날 또 그럽니다. 요즘 많이 예민해져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포만감이 우리에게 때로는 기쁨이 되고, 때로는 위로가 됩니다. 그래서 화가 나거나 마음이 우울할 때, 먹는 것으로 풀곤 합니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목적으로 음식을 찾다 보면 배고픔과는 무관하게 먹게 되고, 이것이 폭식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심리적으로는 육체의 허기를 채우듯 자신이 느끼는 심리적 허기를 먹는 것을 통해 채우려는 무의식적인 마음의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구토하게 되는 이유는 음식을 먹고 난 뒤 느끼게 되는 후회와 죄책감 때문입니다. 여대생의 경우 특히,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먹은 뒤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구토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마음을 풀기 위해 먹었는데 먹은 것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아 토하게 되는, 이것이 폭식과 구토의 악순환입니다.
폭식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공허함을 채우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자기 혼자 충만해질 수 없습니다.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 속에서 사랑하고 사랑받아야만 그 허기짐을 달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 안에서 채워질 수 있습니다. 따님이 그러한 하느님의 사랑을 먼저 어머니를 통해 느낄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 다가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