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77호 2014.0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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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신앙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현실은 많은 경우 적당히 타협도 하고 불의도 눈감아 주면서 살아가길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지식한 사람, 완고한 사람으로 따돌림을 받기도 합니다. 신앙의 가르침을 따르며 살고 싶은데 고지식하고 완고하다는 소리를 듣기는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이 질문 속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의 세상은 자꾸 신앙과 무관하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회유에 넘어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신앙은 성당 울타리 안에서만, 삶은 내 스타일대로’라는 슬로건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기도 합니다.‘신앙 따로, 삶 따로’의 삶입니다. 그러나 이미 신앙생활이라는 말이 시사하는 바처럼 신앙과 생활이 별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신앙은 언제나 생활 속에서의 신앙이고, 삶과 함께 하는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이게‘신앙생활’이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진리입니다. 꾸준히 믿고 있는 진리를 증거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엔 고지식하다고, 현실을 모른다고, 꽉 막혔다고 싫어하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 삶을 인정하고 존중해 줄 것입니다. 그게 참 삶의 길이라는 사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 33)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