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70호 2014.0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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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주말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일을 못 지키는 신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여가 시간을 보내느라 주일에 미사 시간을 내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신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주일 미사 시간을 좀 다양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권순호 신부 / 주례성당 주임 albkw93@hotmail.com
설이나 추석이 되면, 각자 고향을 찾아가느라고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설이나 추석을 하루로 정하지 말고 일 년 중에 여러 날로 분산해서 정하면 교통 체증 등의 혼란을 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곧 저의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이나 추석에 제사나 차례를 지내고 부모님을 만나서 인사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교통체증 등 불편한 일이 생기더라도 설이나 추석을 한 날로 정하는 것입니다. 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사는 단지 신부님 강론 한번 듣고, 성체를 모시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번 하느님의 자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또한 그만큼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된 빵과 포도주를 받아 모신 우리들이 예수님의 지체로 변화되고, 하느님 자녀들의 공동체를 이룰 때 미사는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원로 신부님이 본당에 주일 미사 시간을 너무 많이 만들어 신자들을 분산시키는 것은 공동체에 오히려 해롭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족들도 일주일에 한 번도 함께 모이지 않는다면 무슨 가족의 사랑을 나누고 일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편의와 편리만을 생각하여 하느님의 가족이 일주일에 한 번도 한 자리에 함께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지 않는다면 예수님의 사랑의 공동체를 어떻게 이룰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