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09호 2013.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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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교회가 가르치는 계명을 잘 지키고 싶은데, 살다 보면 핑계도 많이 생기고 잘 지키지 못합니다. 계명을 더욱 충실히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홍경완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mederico@cup.ac.kr
믿을 교리와 지킬 계명, 곧 마음으로 믿고 받아들여야 하는 교리와 몸으로 지켜나가야 하는 계명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커다란 두 축입니다. 그렇다고 이 교리와 계명을 그냥 믿어야 한다니까 믿고, 지켜야 한다니까 지킨다면 금방 죽은 신앙으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그렇기에 좀 더 잘 믿고 잘 지키기 위해서는 그 교리와 계명의 뿌리와 참뜻을 살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계명의 첫 뿌리는 구약성경에 있습니다. 그런데 계명에 대한 구약의 사고방식은 우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성경은 계약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로 보기 전에 먼저 하느님의 사랑으로 봅니다. 그 하느님의 마음을 읽어보면 이렇습니다. ‘내가 너에게 해준 모든 것을 한 번 생각해 보아라. 하느님인 내가 말한 모든 것은 결국 너를 위한 일이고, 너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너는 그저 이 세상 살아가면서 내가 가르쳐주는 이 길을 따라가기만 하여라. 그게 너에게 더 좋다.’ 이처럼 계명은 우리 인간에게 꼭 맞는 길을 손수 가르쳐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이게 계명의 참뜻이고, 이게 교회가 가르치는 계명입니다. 지킬 계명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이런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의무감은 그다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