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08호 2013.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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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견뎌내야 할 ‘시련’과 물리쳐야 할 ‘유혹’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유혹의 경우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장재봉 신부(활천성당 주임) gajbong@hanmail.net
윤리의 명제 중에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것이 “선은 행하고 악은 피하라”입니다. 이것에 이의를 가진 사람은 없겠지만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하느님의 방법, 즉 내가 손해 보는 상황에서 망설이게 된다면 시련입니다. 반면에 어떤 상황에서 남에게 손해를 끼칠 것을 알기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유혹입니다. 아직 헷갈리시나요? 좀 더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문제 앞에서 그분의 방법에 따라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맞선다면, 하느님께서 나의 믿음을 테스트하는 것이며 그에 도전하여 감당해야 할 것을 느끼신다면 시련입니다. 한편 인간의 방법이나 궁리로 좀 수월하고 덜 힘든 쪽으로 마음이 쏠린다면, 유혹입니다. 좀 더 훨씬 달콤할 것 같고 약간 이익이 더 할 것 같다고 여겨지면 100% 유혹입니다. 믿음은 아무리 힘들어도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를 요구합니다. 유혹은 잠깐 피하고 외면하면 ‘괜찮을 것’ 같은 내 뜻을 따르도록 부추깁니다. 시련을 견뎌냈을 때는 믿음이 단단해지는 축복과 하느님의 위로와 보상이 뒤따릅니다. 유혹에 휘말리면 평화를 잃고 점점 더 믿음과 사랑에 데면데면해지는 무감각한 신앙인으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한마디로 상대를 살리는 것이 선이고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