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97호 2013.0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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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예수님께서 당시 사회지도자들을 꾸짖는 장면을 복음서에서 자주 만납니다. 그분께서는 지금의 우리 사회와는 다른 사회를 바라신 듯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꿈꾸신 인간사회란 어떤 사회일까요?
홍경완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mederico@cup.ac.kr
한마디로 답한다면 하느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 나라가 우리가 사는 이 현실세계에서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렇다고 하느님 나라를 우리가 죽고 난 후에만 들어갈 수 있는 나라라고 여긴다면 그 역시 틀린 답입니다. 그 나라는 지금 우리가 사는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알 수 있어야 소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회는 섬김과 사귐과 나눔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공동체입니다. 주님께서 말씀과 실천으로 그 나라를 손수 보여주셨습니다. 사회지도층들에 대한 꾸짖음 역시 그들이 하느님 나라 건설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한 성서학자는 이 사회를 ‘콘트라스트 사회’라고 말합니다. 대개 ‘대조사회’라고 우리말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오른뺨을 때리거든 왼뺨마저 내어 주라, 높은 사람이 되려거든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 지침이 되는 사회, 우리가 사는 사회와는 모든 점에서 대조되고 대비가 되는 참다운 인간사회의 모델, 그래서 대조사회라고 합니다.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인 교회가 그 대조사회의 모델입니다. 그 교회의 지체인 우리 또한 대조사회의 구성원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