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95호 2012.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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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딸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데 매사 일이 꼬입니다. 저희 잘못 탓이라 싶어서 봉사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데, 딸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두려워합니다.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 / 활천성당 주임
딸의 실패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쓰린 사연을 주님께 봉헌합니다. 함께 계신 그분께서는 모든 아픔과 실망과 두려움을 ‘맡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꼭 좋은 것’으로 채워주십니다. 때문에 더욱 ‘봉사’를 마치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죗값으로 여기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열심히 한 봉사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분의 뜻을 조작하려는 듯 여겨져 민망합니다. “무언가 우리의 잘못” 탓이라 여기고 따님에게 성당의 봉사를 권하셨다는 얘기에 선뜻 동조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우리가 하는 것에 따라’ 원하고 바라는 것을 허락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열심히 성당에 다니는 사실’을 감안하여 만사가 형통하게 하지도 않으십니다. 다만 자매님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시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주님의 방법으로 최선의 것을 마련하고 계십니다. 지금 자매님을 옥죄는 모든 상황 안에서 힘을 북돋워 주신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기 바랍니다. 사제는 답답하고 힘든 자매님께 ‘뚝딱!’하고 기적 같은 도움을 드릴 수 없지만 좋으신 주님께서는 ‘이미’ 자매님 마음에 평화를 선물하실 줄 믿습니다. 진리 안에서 평안과 기쁨의 용사로 거듭나기를 기도하십시오. 믿음은 온전한 의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