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04호 2018.09.02 
글쓴이 임성근 신부 

어릴 적 성당을 잘 다니던 아들이 커서는 신을 믿지 않겠다고 합니다.
 

임성근 신부 / 우동성당 부주임 pantaleon@naver.com
 

   믿음이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당신을 흠숭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이끌어 주십니다. 믿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자라나고 열매 맺는 것은 평생이 걸리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에게 늘 더 큰 인내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비유를 해봅시다. 사랑을 고백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사랑하십시오”라는 계명을 지키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왜 사랑을 강요하느냐?”라고 되물을지 모릅니다. 헌데 이미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사랑하세요”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당연한 걸 왜 굳이 말로 하나요” 라고 되물을지 모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도 그와 비슷합니다.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하느님과 사랑에 빠지는 것입니다. 어릴 적 엄마 친구 아들, 엄마 친구 딸과 친하게 지낼 수 있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그 사람과 사귀느냐는 별개의 문제지요. 하느님도 그렇습니다. 믿음이란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입니다. 그것은 누군가 대신해줄 수는 없는 거지요.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믿음의 씨앗이 심어진다 하더라도 그 믿음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것은 본인의 몫입니다.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줄 수는 있지만 사귀는 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아이러니하게도 믿음을 갖기 위해서 목마름을 자주 청해야 합니다. 사랑에 빠지면 더 자주 보고 싶고 더 그리워지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발견하기까지 하느님이 아니고서는 채워지지 않는 내적 공허함을 더 깊이 느껴야 하는 지도 모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향해 가도록 저희를 내셨기에, 주님 안에 쉬기까지는 저희 마음이 찹찹하지 않삽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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