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에서 초를 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초를 켜는 것은 악마의 힘을 억제하려고 빛을 사용했던 이방 관습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집니다. 초기 교회에서는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 사용되다가 점차 죽은 자들, 특히 순교자들의 무덤에서 기도할 때 초를 사용하였고 4∼5세기에 이르러서는 성인들의 유해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형상들 앞에 초를 밝혔다고 하는데요. 이후부터 초는 세상의 빛이시며 부활이신 그리스도, 하느님의 현존, 기도, 선행, 봉헌, 희생, 사랑, 희망, 하느님의 은총 등의 상징으로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4세기부터는 미사를 시작할 때, 초를 사제들에게 들고 가는 것이 존경의 표시로 관례가 되었습니다. 미사에서 제대 위에 초를 켜기 시작한 것은 7세기 즈음인데요. 17세기부터는 미사에서 촛불을 밝히는 것이 전례의 의무로 자리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초의 숫자도 정해졌는데요. 평일 미사에서는 2개의 초를 켜고, 축일급 미사에서는 4개의 초를 밝히며 대축일급 미사에서는 6개의 초를 사용하도록 하였고 특히 교구장의 주례 미사에서는 7개의 초를 켤 것이 명시됩니다. 교구장은‘그리스도를 대변하며’(묵시 1, 12∼13 참조) 칠성사를 집전하는 사제이므로 7개의 초를 켜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듯 초는 빛과 부활의 상징으로 전례의 도구이며 이 초를 밝히는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리스도의 빛을 세상에 비추어야 할 사명을 상기시키는 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