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01호 2016.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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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지는 게 싫었고 능력 있는 친구를 보면 미웠고 이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예능전공이라서 의사 친구들보다 못한 처지로 살게 하다니, 하느님은 너무 불공평합니다. 하느님께서 옆에 있으면 진짜 한 대 확 때리고 싶습니다.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을 사제로 살았지만 이렇게 적나라한 항의는 처음입니다. 맺음말이 어찌나 강렬한지, 주님이 화들짝 놀라서 얼른 당신의 두 볼을 감싸 쥐셨을 것만 같습니다. 물론 그 표현 속에서 얼마나 많이 속상한지, 또 얼마나 분노가 끓고 있는지 가늠되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청년들의 시리고 저린 웅성거림으로 들렸습니다. 그럼에도 안타깝습니다. 모든 불공평을 하느님 탓으로 돌리기엔 인간의 허물이 너무도 뚜렷하니까요. 주님은 우리의 시종이 아닙니다. 믿음은 우리의 만족과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아닙니다. 때문에 믿음인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느님을 조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하느님은 우리 각자의 선택에 책임이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자매님의 분노가 하느님을 겨냥하는 일에 맞장구를 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늘 비교하며 샘내고 질투하느라 지친 자매님께 참 평화를 선물하고 싶으신 주님의 마음을 전해 드릴 뿐입니다. 그동안 자매님의 응석 어린 기도를 참 많이도 들어주신 주님 사랑을 먼저 느끼기 바랍니다. 머잖은 날, 주님과 함께 하는 행복에 겨워서, 주님을‘꼬옥’안아드리고 싶다는 고백이 들려오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