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07호 2014.12.28 
글쓴이 권순호 신부 

저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난 40대의 사람입니다. 결혼 초기엔 부부가 서로 없으면 죽고 못 살 것 같았는데, 살면 살수록 서로 갈등과 미움만 심해지는 듯합니다. 요즘엔 이렇게 고통스럽게 함께 살 바에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권순호 신부 / 주례성당 주임 albkw93@hotmail.com

결혼생활은 아브라함이 하느님으로부터 사랑하는 아들을 바치라는 명을 받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산을 오르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아브라함은 결코 서둘러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 하느님 편에서 아들에게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 냉철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아들을 죽이지도 않는다. 아들을 제물을 바치려고 산을 오르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마음이 무너짐을 느낀다. 그렇다고 하느님의 명을 거부하고 이 상황을 피해가지도 않는다. 그는 중간의 길에서 고통을 겪는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딜레마 속에 자신을 내던졌으며, 자신의 불안을 기꺼이 껴안았다는 데 있다고 본다.”서로 다른 남이 만나 결혼하여 함께 산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우리는 힘든 상황 앞에서 양극단의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서로에 대한 문제를 가장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 극약 처방을 하고 단절하려고 하거나, 아무 문제가 없듯이 완전히 무관심하고 지나가려고 합니다. 사랑은 중간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고통입니다. 나를 힘들게 하지 않기에 사랑이 아니라, 힘들어야 사랑입니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은 내가 힘들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우리 인간 부조리 앞에 온 존재가 흔들리는 고통과 번뇌를 겪었습니다. 예수님의 삶이 바로 사랑의 중간의 길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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