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32호 2017.0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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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하느님과 세상, 복음의 가르침과 세상의 가르침을 앞에 두고 그 가운데에서 갈등을 할 때가 참 많습니다. 신앙인으로서 복음을 더 많이 선택하고는 싶은데,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흔히들 세상은 전쟁터라고 말합니다. 여러모로 동감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먹고 사는 일부터가 이미 전쟁입니다. 이건“가시덤불과 엉겅퀴”로 뒤덮인 땅 위에서“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창세 3, 18∼19) 있는 아담의 후예, 피조물인 인간이 지닌 현실입니다. 오늘날엔 이 생존을 위해 벌여야 하는 전쟁이 예전보다 훨씬 더 가혹해졌습니다. 괜찮아 보이는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 가며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어 싸워 이겨야 합니다. 삭막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만 전쟁이 아닙니다. 신앙인인 우리에게 세상은 가치관을 두고 싸우는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가치관을 따를 것인지, 복음의 가치관을 따를 것인지를 앞에 두고 매번 치열한 전쟁을 치릅니다. 이기는 쪽은 매번 다릅니다. 복음이 좀 더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늘 바라지만, 현실의 유혹은 언제나 복음보다 더 강하고, 더 절박하고, 더 매력적입니다. 그렇기에 싸움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기도 하나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주님, 저는 순간순간 당신을 선택합니다!’신앙인은 매 순간 주님을 내 삶의 가운데 자리에 모셔놓고자 애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