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29호 2017.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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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염철호 신부 |
하느님은 인간을 당신 모습에 따라 창조하셨다고 말하면서(창세 1, 27 참조), 왜 당신처럼 완전무결하게 만들지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염철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jubo@catb.kr
창세기에 따르면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존재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았기에 인간은 하느님처럼 모든 것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하느님처럼 자유를 무한정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자유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인간은 하느님의 뜻과 합치될 때 비로소 완전해집니다. 성경에서 하느님의 뜻에 맞갖게 사는 이를 의로운 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에게는 하느님의 뜻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도 있습니다. 결국, 인간이 완전무결하지 못한 것은 하느님이 인간을 불완전하게 창조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에게 당신을 거부할 수도 있는 자유 의지를 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그런 자유를 주지 않으셨다면, 인간은 하느님이 정해놓은 운명에 따라 살아야 하는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셨지 당신의 꼭두각시로 창조하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자유로이 당신을 선택함으로써 완전무결해 지기를 바라실 뿐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의 의도와 달리 언제나 유혹에 넘어갑니다. 이런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불완전한 우리를 당신과 화해시킴으로써 다시 완전무결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이렇게 보니 하느님 창조 사업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로소 완전무결해 진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