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3012호 2016.09.25 18면 

[염철호 신부의 복음생각] 가난한 이웃을 잊지 말자

연중 제26주일(루카 16,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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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솔로몬 임금 이후 이스라엘은 북 왕국 이스라엘과 남 왕국 유다로 갈라집니다. 열왕기는 남 왕국 역사를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북 왕국 이스라엘을 매우 부정적으로 묘사하지만 고고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북 왕국이 남 왕국에 비해 훨씬 부유하고 강대한 나라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엘리야, 엘리사, 아모스, 호세아 등 초기의 많은 예언자가 북 왕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것을 보면 북 왕국은 종교적으로도 남 왕국 못지않은 나라였음이 분명합니다.

오늘 1독서의 아모스 예언자도 북 왕국에서 활동했던 예언자입니다. 아모스가 활동할 당시 북 왕국을 다스리던 임금은 예로보암 2세였습니다.(아모 1,1) 예로보암 2세 때 북 이스라엘은 주변 강대국의 쇠퇴로 인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큰 부흥기를 맞게 됩니다. 하지만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우상숭배 등으로 인해 하느님을 잊고 사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등 종교적으로는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에 아모스 예언자는 하느님께로 돌아서지 않으면 결국 패망하리라고 예언하는데, 북 이스라엘은 실제 기원전 721/2년에 아시리아에 의해 멸망합니다. 성경은 북 왕국의 멸망이 그들의 죄악 때문이었다고 설명합니다.(2열왕 17,7-23)

오늘 복음은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비유에 앞서 약은 집사 비유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재물을 맡기시는 것은 재물을 잘 이용해 세상에서 친구를 사귀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힙니다.(루카 16,9-12) 곧, 재물을 가진 이들은 언제나 재물을 자기 것이라 여기지 말고, 가난한 이웃과 나눔으로써 후일 그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자신을 맞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는 재물을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하다 결국 영원한 생명에서 제외됩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당시 바리사이들이 재물을 사랑하여 북 왕국 이스라엘이 범하던 오류를 그대로 범하고 있음을 비판합니다.(16,13-15)

오늘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사랑하는 제자 티모테오에게 아버지로서 따뜻한 권고를 전해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언제나 영원한 생명을 위해 훌륭히 싸우기 위해 종말에 이르기까지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증인들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해야 합니다.

현대 사회 안에서 신앙을 고백한다는 것은 자신이 믿는 바를 실천해 옮김으로써 자신이 옳은 것을 믿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재물을 멀리해야 한다는 오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은 언제나 걸림돌이 됩니다. 하지만 독서와 복음 말씀은 재물이란 자신의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히며 세상의 재물을 사랑하는 이는 결코 하느님을 올바로 섬길 수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재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왕이면 많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물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살다 보면 하느님도, 이웃도 모두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삶은 결코 행복하게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오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입니다.


염철호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부산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부산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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