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부산일보 
게재 일자 2017.10.20. 28면 

수녀가 말하는 故 하 안토니모 몬시뇰 "무엇도 사람보다 앞설 수 없다며 노숙자에 옷 벗어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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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하 안토니오 몬시뇰. 부산교구청 제공

"돌아가시기 전날 밤 주무시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게 보였어요. 당시 통증 때문에 정말 힘든 시기였거든요. 아마도 돌아가시기 전 예수님의 모습이 그랬을 것 같아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지 못한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몬시뇰은 정말 성경 말씀 그대로 사셨던 분이시죠."
 
'부산 판자촌의 성자'로 불리며
60여 년간 이웃 위한 나눔 실천

"신부님은 복음 그대로 사신 분
누가 찾아와도 항상 귀하게 대접
부산을 너무 사랑하셨어요
남북 통일이 마지막 부탁이셨죠"

지난 14일 새벽 선종한 고(故) 하 안토니오 몬시뇰. 그를 간병하며 마지막을 지킨 골롬바 수녀의 말이다. 1958년 독일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같은 해 부산에 온 몬시뇰은 부산 판자촌의 성자로 불리며 60여 년간 가난한 이웃을 위한 나눔과 교육사업, 한반도 평화통일에 헌신했다. 그의 선종 소식과 더불어 그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돌아보며 새삼 그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는 이가 많다. 그와 평생 함께했고 마지막을 지켰던 티 없으신 마리아성심수녀회의 수녀들을 만나 하느님의 진정한 제자, 몬시뇰의 평소 모습을 돌아봤다.

"상도 여러 번 받으셨고 여러 직함이 있었지만 사실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으셨어요. 세속적인 어떤 것에도 욕심이 없으셨죠. 사람보다 앞설 수 없다고 하셨어요. 수녀회 건물은 수도자들이 있는 곳이니 출입을 자제시키기 위해 문을 만들자고 건의했다가 혼났어요. 몬시뇰은 평생 사제관 문을 열어두셨어요. 그 누가 찾아와도 귀하게 대접하셨어요. 노숙자들이 찾아오면 자신이 입던 옷까지 벗어주기도 하셨어요."

마리요한 총원장 수녀는 몬시뇰이 워낙 격이 없으셔서 행정 일을 챙기다 곤란했던 적이 여러 번 생기기도 했다고 말한다. 심지어 몬시뇰의 병실에 면회사절을 표시했다가 사람이 귀한 존재인데 막는다고 혼났단다. 다른 사람들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따뜻했지만, 자신에게는 굉장히 엄격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정해진 시간,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켰고 기도 속에 살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휠체어를 타고서도 미사를 주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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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너무 많은 분이셨어요. 특히 부산을,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하셨어요. 병실에서도 부산 시내를 바라보며 손을 올려 매일 강복(降福)을 주셨죠. 늘 가지고 계시는 노트가 있어요. 기도를 부탁한 사람들의 이름과 작은 사진들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어요. 11월 위령성월이 되면 그 노트를 꺼내서 특별히 기도하셨어요."

대한민국을 무척 사랑했던 몬시뇰의 마지막 기도는 남북한의 통일이었다. 매년 임진각에서 평화통일 미사를 주례한 몬시뇰은 올해 거동이 불편해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편지로 "나의 마지막 부탁일 수도 있다. 남과 북이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한다. 72년 전 모습으로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참석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제 천국에서 만납시다!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사랑하고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기도합시다!" 몬시뇰이 아픈 자신을 찾은 이들에게 전한 마지막 인사말이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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