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환경 지킴이 스웨덴 소녀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 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일반 알현 직후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를 만나 격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평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교황과 ‘환경 지킴이’ 소녀가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일반 알현의 말미에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 등 일부 참석자들을 따로 만나 개별적으로 악수하고,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툰베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소년 시위가 지구촌 전역으로 퍼져 나가는 데 불을 지핀 주인공이다.
교황, 툰베리 노력에 감사 표해
툰베리 "계속 밀고 나가라 하셔"
툰베리는 교황과 짧은 면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후 위기에 대해 명확히 말씀해 주시는 것에 대해 교황께 감사를 전했다”며 “교황은 나에게 ‘계속 밀고 나가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밝혔다. 툰베리는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업에 참여하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푯말을 교황 앞에 펼쳐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도 두 사람의 만남 직후 “교황은 환경 보호에 대한 툰베리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격려했다”고 발표했다.
툰베리는 작년 8월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성세대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첫 시위를 펼친 이래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가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을 펼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젊은 환경 운동가 반열에 올랐다. 이런 노력으로 툰베리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그가 주창한 이 운동은 스웨덴을 넘어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과 호주, 일본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등교 거부 물결로 이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6월에 생태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반포하고,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멍청이’라고 부르는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와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은 안팎의 조명을 받았다.
툰베리는 전날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10년 내로 이산화탄소를 최소한 50%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
정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