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3016호 2016.10.23 18면 

[염철호 신부의 복음생각] ‘전교’는 우리의 사명

전교주일
(마태 28,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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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전교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이 이야기하듯이 전교란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예수님께서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서 그들이 지키도록 하는 것(마태 28,19-20)으로 교회가 예수님께 받은 본질적인 사명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세상 창조 때부터 계획하신 것으로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셨던 일이고,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교회가 행하고 있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사랑하시어 그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하지만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이야기하듯이 하느님은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이 예루살렘으로 모여들어 당신을 찬양하도록 하고자 하셨습니다. 이는 이미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바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선택하시면서, 모든 민족들이 그를 통하여 복을 받게 하셨습니다(창세 12,2). 왜냐하면 이 세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고, 하느님은 모든 만물의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당신 구원에서 제외되기를 바라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계획으로 인해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으로 선택된 그리스도인들은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상관없이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축복을 얻어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하느님의 계획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당신께서 선택하신 새로운 이스라엘을 통해 이제 모든 민족을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께로 불러 모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에페 1,10).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며 당신 제자들에게 맡기셨던 사명도 바로 이것입니다. 제자들로 하여금 당신이 하시던 일, 곧 말씀과 행적으로 모든 이들을 가르쳐 세례를 주고 그들을 당신의 제자가 되도록 하여 하느님께로 불러 모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러한 우리들의 사명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사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예수님께 직접 배운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가 이야기하듯이 선포하는 이들이 없다면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말과 행동으로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예수님께 모여와 세례를 받고,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인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는 것은 하느님의 계획, 곧 모든 이를 당신께로 불러 모으시는 계획을 이루는데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오늘날 다양한 문화와 종교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교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리고 간혹 잘못된 방법으로 전교하게 되면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불러 모으는 일에 오히려 방해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교하기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전교주일을 맞아 다시 한 번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복음의 기쁨을 다른 이와 나누는 일에 다시금 동참하겠다고 다짐합시다. 만약 우리가 전교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해야 할 바를 다하지 않는 게으른 종이라 불릴 것입니다.


염철호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부산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부산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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