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부산일보 
게재 일자 22095호 2015.12.18. 28면 

나와 세상을 바꾸는 삶의 신비 자비 慈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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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태로 국민들이 비탄에 잠겨 있고 나라가 휘청거릴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 정치인들의 '공감하는 정치'가 실종되었을 당시, 교황은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유족들과 함께 눈물 흘리는 '자비로운 공감력'을 보여주었다. 당시 국민들은 "신은 믿지 않아도 교황은 믿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가톨릭 신자, 비신자 가릴 것 없이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8일부터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2016년 11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자비의 희년'을 선포했다. '자비의 희년'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실천적인 리더십 덕분이다. 올해 접어들자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교황 '자비의 희년' 선포 
8일부터 내년 11월 20일까지  
천주교 부산교구   
성당 5곳 '전대사' 특별 은총
 

"지금은 자비의 시대입니다. 평신도들이 자비를 실천하고 다양한 사회에 자비를 전하는 게 중요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또 "자비는 세상을 바꿉니다. 약간의 자비로도 세상은 덜 차갑고 더욱 정의로운 곳이 됩니다"라고 강론했다. 

자비의 희년은 지난 8일 성 베드로 대성전 성문(聖門)을 여는 미사로 시작됐다. 성문을 여는 예식은 신자들에게 구원의 방법을 일러줌을 상징한다. 로마의 다른 대성전들,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과 성 바오로 대성전은 지난 13일 예식을 진행했고, 성모 마리아 대성전은 2016년 1월 1일 성문 여는 예식을 거행한다. 천주교 부산교구도 지난 13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성문 여는 예식을 거행했다. 천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는 "상징적인 철문을 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라며"우리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자비의 마음의 문을 열어, 구원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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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가 지난 13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성문 여는 예식을 열면서 신자들을 향해 복음서를 높이 들고 있다. 천주교 부산교구 제공

 

'자비의 희년'을 맞아 희년 역사 처음으로 모든 교구는 주교좌 대성당 또는 특별히 중요한 성당이나 순례지에서도 성문, 곧 자비의 문을 여는 기회가 주어진다. 천주교 부산교구도 주교좌 남천성당, 주교좌 중앙성당, 울산대리구좌 복산성당, 오륜대순교자성지성당, 울산병영순교성지성당 총 5곳을 지정했다. '자비의 희년' 기간 동안 이곳 가운데 한 곳을 순례하고 고해성사와 미사참례를 마친 후 교황의 기도 지향이 이뤄지질 수 있게 '주님의 기도', '성모송', '사도신경'을 바치면 개개인의 신자에게 전대사(全大赦)가 이뤄지는 특별 은총을 받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늘 강조하는 '자비'는 서로가 만나 공감하면서 세상을 조끔씩 바꾸자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또한 자비는 불교의 자비(慈悲), 유교의 측은지심(惻隱之心)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맑시스트 이론가들이 주장하는 '타자의 장소로 횡단해서 타자의 말을 적극 받아들이는 커뮤니케이션'과도 흐름을 같이 한다. 즉, 자비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통선이다. '자비의 희년'과 함께하는 연말을 맞아 이웃에게 무관심할 게 아니라, 동정심을 베푸는 일 자체가 의미 있는 자비를 실천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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