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2990호 2016.04.17. 4면 

[사회교리 아카데미] 사회문제와 그리스도인

성찰과 실천으로서 사회교리

성경·교회 가르침 기반의 사회교리
사회현상·미래 위해 항상 열려있어
신앙인들, 약자의 눈으로 살펴보고
복음적인지 판단해 행동해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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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가톨릭 사회교리는 단일하고도 완결된 교리 체계가 아니다. 사회교리는 그 뿌리를 성경과 교회 가르침에 두고 있지만, 언제나 현재의 상황과 미래를 위해 열려있다. 사회교리를 말하기 전에 먼저, 그리스도인이라면 너무나 당연히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윤리에 따라서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성경에 의지해서 사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러나 시대와 문화가 다르면 성경의 가르침도 확대되고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미 교부들도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고리대금을 못하게 하거나, 황제 숭배나 전쟁 참여를 금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사회교리는 이런 전통 안에 서있다. 그러나 사회교리가 성경을 통해 전해지는 계시와 교부들의 가르침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성경과 교부들의 사회적 가르침과 윤리를 사회교리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의 가르침 「새로운 사태」에서부터 시작하여 이후 교황과 지역교회 주교들의 사회적 가르침을 사회교리라고 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사회윤리와는 달리 ‘사회문제’에 대한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사회교리는 노동문제에서 출발하여, 경제문제, 특히 국제적인 경제적 불균형과 정의의 문제,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까지 확대된다. 120년이 넘는 교회의 사회교리 역사 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 그리고 보조성의 원리들이다. 반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구체적인 상황이다. 이런 면에서 사회교리는 한편으로는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대한 깊이 있는 신학적 윤리적 이론체계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에 대한 신앙적 성찰이며 그리스도인들의 행동과 투신에 대한 초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 문제에 관한 교리의 가르침은 대개 다음의 세 단계를 통하여 실천으로 옮겨질 것이다. 먼저, 실제 상황을 두루 관찰하여야 하고, 그 다음에 사회적 가르침에 비추어 그 상황을 면밀하게 평가하여야 하고, 마지막으로 그 시대와 장소의 특성에 전통 규범을 적용하기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 세 단계는 흔히 관찰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세 마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요한 23세 「어머니요 스승」 236항)

먼저 ‘관찰’의 단계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매일 매일의 사회현상에 대해 가난한 사람의 눈으로 살펴봐야 한다. 자신 주변의 가장 작은 일에서 시작해서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 역시 우리 관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누가 결정하는지, 그 결정으로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그 결정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판단’의 단계에서는 우리가 관찰한 사회 현상이 과연 복음적인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우리 판단의 근거는 신앙과 복음의 빛이고 사회교리의 원리를 포함하는 교회 가르침이다. 더불어 성령께서 우리를 어디로 이끄시는지, 우리에게 무엇을 요청하시는지도 식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동’의 단계에서는 우리 사회가 더욱 복음적인 방향으로 변화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을 일을 찾고, 계획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야고 2,17)이며 “실천 없는 믿음은 쓸모가 없다”(야고 2,20)는 야고보 사도의 말씀을 명심해야 한다.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는 이렇게 닫혀진 이론 체계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성찰과 식별, 행동과 실천을 통해 더욱더 복음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회의 초대이다.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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