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2992호 2016.05.01. 18면 

[염철호 신부의 복음생각] 예수님의 말씀을 선포하라

부활 제6주일 (요한 14,23-29)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제자들과 함께 계실 때 말씀하신 모든 것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며, 당신의 말씀을 지키는 이야말로 당신을 사랑하는 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당신 말씀을 지키는 이와 언제나 함께하실 것이고, 예수님도 그와 함께 머무실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물리적으로 제자들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위로자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며 그 성령께서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게 만들어 줄 것이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계심을 일깨워줄 것입니다. 제자들은 성령으로 인해 예수님을 더욱 깊이 알게 될 것이고, 이해하게 될 것이며,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시며 건네셨던 말씀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떠나게 되었을 때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재를 느끼며 마음이 산란해지고, 겁을 먹었습니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마음이 산란해지거나 겁을 먹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오히려 당신이 하느님께로 가는 것을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물리적으로 떠나게 되자,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런 제자들 가운데로 들어오시어 당신이 약속하신 평화를 빌어주며 성령을 부어주십니다(요한 20,19-23). 그리고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문밖으로 나가 성령께서 이끌어 주시는 대로 예수님의 말씀을 선포하라고 명하십니다. 그래서 모두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그렇게 믿어서 생명을 얻고 참된 평화를 누리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20,31).

사도행전에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예수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제자들의 활동상이 잘 담겨 있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고 활동합니다(사도 15,26). 그들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신을 어지럽게 만드는 거짓 사도들에 반대하여(사도 15,24),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충실하게 복음을 선포합니다. 이런 제자들의 활동은 세상 종말 때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신 그 자리에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를 이끌고 계신데, 오늘 2독서에서 봉독한 요한 묵시록은 우리 모두가 들어가게 될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가득하고 어린양의 빛으로 가득 차 있는 그 나라는 우리 모두가 들어가게 될 나라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하느님 나라의 백성으로 진정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잘 기억하고, 그 말씀을 실천해야 함을 기억합시다. 그러면서 망각에 빠져 사는 우리를 일깨워 주시는 성령께 다시 한 번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내고, 언제나 그 말씀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청합시다. 하느님도, 예수님도 계시지 않는 듯 보이는 이 세상 안에서 두려워하거나, 산란해지지 않고, 평화를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고 청합시다.

부활 시기를 마무리해가는 지금 다시 한 번 예수님께서 우리를 물리적으로 떠나셨지만,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계심을 기억하고 체험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염철호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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