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국제신문 
게재 일자 2016.06.10 11면 

윤기성 신부의 사목 이야기 <5> 미디어의 중요성

개인이 미디어인 시대…종교인도 자비와 사랑의 미디어가 되자

어느 천주교 신자를 만났다. 그분은 국제신문 애독자이셨고 국제신문에 기고한 저의 종교인 칼럼을 잘 읽었노라고 인사하셨다.

흔히 성당에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이루어지는 사목도 중요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목 또한 의미 있는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와 같이 천주교 부산교구는 2000년 방송을 통한 사목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PBC 부산평화방송을 개국했다.

올해 개국 16주년을 맞은 부산평화방송과 저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교구 전문인력양성위원회에서 부산평화방송 개국 후 매스미디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신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저를 부산교구 전체를 돌보던 정명조 주교에게 추천했다. 그 결과 저는 2년 후 매스미디어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매스미디어를 공부하고 우리나라에 돌아와 방송국에서 일하는 현업자이자 학자로서 천주교 신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인들이 생활하는 환경을 관찰한다. 우리는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환경과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환경 사이를 무수히 넘나들며 그 경계가 모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국제신문을 읽고 계신 여러분과 같이 신문을 읽고 라디오를 들으며 텔레비전을 본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인터넷 신문에서 검색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고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국에 문자를 보내 자신의 생각을 알린다. SNS에서 '친구맺기'를 하고 지인들과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자신의 생각을 추가해 공유하기도 하며 '좋아요'를 눌러 자신의 반응을 제작자에게 전달한다.

또한 콘텐츠와 미디어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라디오 방송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듣다가 바로 그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메신저로 자신의 생각을 알린다. 그러면 방송은 그 청취자의 사연을 방송에서 소개하고 그분이 신청한 노래를 방송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와 따로 떨어진 콘텐츠와 미디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콘텐츠이고 미디어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가치가 녹아 있는 콘텐츠를 미디어를 통해 소비하고 그 가치에 영향을 받은 우리가 콘텐츠가 되어,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미디어로 전달하는 것이다.

종교인들 또한 콘텐츠이고 미디어이다. 자신이 가진 종교적 신념을 내면화하기에 우리가 콘텐츠이고 자신의 삶을 통해 그 신념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기에 미디어이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적 신념과 실천이 별개인 삶을 살아간다면, 그 종교는 더 이상 설득력을 지닐 수 없다.

 

천주교 신자들은 예수님께서 수난을 앞두고 제자들과 함께 앉은 식탁에서 빵을 자신의 몸으로 변화시켜 음식으로 내어주신 사건을 기억하는 성찬례를 거행할 때마다 너를 살리기 위해 자신도 '내어주는 몸'과 '흘리는 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 예수님이라는 콘텐츠로 우리가 변화되고 우리 삶을 통해 그 예수님께서 우리 사회 구석구석으로 전달되시기 때문에 우리는 미디어가 된다.

천주교 신자와 함께 모든 종교인이 먼저 자비와 사랑과 용서의 콘텐츠가 되고, 자신의 삶으로 그 콘텐츠를 전달하는 미디어로서 삶을 살아야겠다.

PBC 부산평화방송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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