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18호 2020.10.11 
글쓴이 김현미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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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성당 입니다, 잘 지내시죠?”


 

김현미 엘리사벳 / 괴정성당


 

   코로나19, 부르기도 어렵고 듣기에도 생소한 이 감염병이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우리 생활의 패턴마저 바꿔놓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열심한 신앙인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매일미사를 드리며 신앙생활을 하던 저는, 갑작스러운 미사 중단 소식을 듣고 뭘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도 했고 뭔가 할 일을 하지 않은 듯 허전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본당에서 유튜브를 통해 매일 강론을 보내주신다는 연락을 받게 되어 너무 반가웠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반봉사자들을 통해 신자들에게 주보를 전달해주시며 온라인 미사를 봉헌하도록 독려하셨습니다. 또한 사순 시기에는 학사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유튜브를 통해 전해주셨는데, 주님의 수난과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합쳐져 더욱 뜻깊게 사순 시기를 주님께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전화를 받으니 수녀님께서 잘 지내는지, 건강은 어떤지 저의 안부를 물어주셔서 예수님 목소리를 들은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뒤에 들으니 신부님, 수녀님, 학사님, 사무장님이 그룹을 나누어 교우들께 전화로 안부를 물어주셨다고 하여 정말 세세하게 신경써주심에 보살핌을 받는 느낌이 들어 성당에 나가지 않아도 크게 불안한 마음이 없었습니다.
 

   여러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어느 할머니께서는 신부님의 전화를 받고 여자 목소리로 오해를 하셔서 누가 신부라고 거짓말을 하냐고 호통을 치며 전화를 끊으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평소 신부님께 전화 받을 일이 없던 평신도가 신부님께 전화를 받고 바로 끊고 신부님이라고 속이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고 사무실에 확인 전화를 하기도 했다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5월 1일부터 미사가 재개된다는 기쁜 소식도 성당에서 신자 한분 한분께 전화해 알려주셔서 직접 들을 수 있었고, 미사가 재개되면서 신자들의 모습을 신부님께서 직접 촬영해서 바코드 신자증을 만들어 출입기록을 남기고, 의자마다 자리에 거리두기 표시를 해두어 감염병으로부터 신자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거리두기로 미사당 참여 인원수가 제한되어 주일미사를 기존 3대에서 4대로 늘려 신부님께서는 더 수고스러우시지만 신자들은 코로나 이전의 미사처럼 편하게 원하는 시간에 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스크를 쓰고 내내 미사를 드리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시고 신부님과 수녀님, 사무장님이 마스크 스트랩을 손수 만들어서 미사 참례하시는 분들께 나누어 주셔서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다시 늘어나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자주 재난문자를 받으면서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신자들에게 재난문자가 올 때마다 주모경을 바치며 함께 코로나를 극복하자고 제안하는 구역도 생기고, 미사 전에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도를 함께 바치고 있습니다.
 

    우리 괴정성당은 이렇게 신자들의 자발적인 실천과 협조 그리고 사목자와 수도자, 관리인들이 따뜻하게 배려해주시고 세심하게 신경 써주셔서 이 어려운 코로나 시기를 함께 이겨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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