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 40주년과 시국미사

가톨릭부산 2019.10.10 09:52 조회 수 : 1

호수 2564호 2019.10.13 
글쓴이 송기인 신부 

부마항쟁 40주년과 시국미사
 

송기인 신부 / 원로사제·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1974년 7월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가 로마에서 귀국하시다가 김포공항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는데 김수환 추기경이 정보부에 연행되었음을 확인했다. 한국교회에 비상이 걸렸다. 주교회의가 열리고 소위 시국미사가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9월부터는 전국의 많은 사제들이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교구마다 미사를 올리고 부산에서도 중앙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데 주교도 참석하셨고, 성명서는 당시 가장 선임자인 김 알렉시오 신부가 또박또박 선언하셨다.

   이렇게 시작된 시국미사는 매월 한 차례 전포, 서면, 양정, 온천성당 등을 돌며 거행되었다. 그때는 교구 구분 없이 전국에서 사제들이 함께 모여 미사를 드렸다. 당시의 감정을 지금 살릴 수는 없지만 유신시절의 시민 생활은 사람 사는 사회가 아니었다. 국민은 정부의 겁박에 놀라서 멍한 상태였다 할까? 아무튼 무소불위의 정보부 행패에 짓눌려야 했었다. 75년 정월 전포성당 외벽에 “지주교를 석방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는데 새벽에 그것을 제거하려 경찰관이 지붕에 올라갔으나 작업이 지체되었는데 본당신부는 강도 잠입으로 신고를 하니 경찰이 경찰을 잡으러 오게 되었다. 국제신문 기자가 그 현수막 사진을 찍어 기사화했다. 당시 그런 기사는 어림도 없었지만 의식 있는 문화부장이 외부에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으며 미리 인쇄되는 문화면에 실어놓고 본인은 잠적을 해서 기사화될 수 있었다. 그것이 최초 유신항거 표시였다. 신문사와 전포성당이 호되게 감시를 받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75년 초에 부산에 “인권선교협의회”라는 신부, 목사, 평신도가 합동으로 엮은 작은 모임이 출범되었다. 서울 등 타지에는 이미 반유신 모임체가 많이들 있었으나 유독 영남만은 조용하던 시절이었다. 그 협의회의 주선으로 성당만이 아니라 예배당에서도 시국 기도회가 열리고 전포성당 신부가 구포로 삼랑진으로 쫓겨가는 등 지역사회도 움직임을 느끼게 되었다. 삼랑진 신부는 월·화요일 미사를 빌미로 부산대 옆 성심수녀원에 드나들며 변호사, 젊은이 등과 대화가 계속되는 등 부산에서도 표면상 큰 항거는 보이지 않았지만 민주주의의 의지는 높아지고 있었다. 특히 외지에서 발표된 유인물들이 부산에도 신속히 배포되었고 대학에서는 『페다고지』와 『해방신학』 책이 암암리에 탐독되었다. 그러니까 행동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많은 이들의 가슴속엔 민주화의 열망이 농익어 갔다.

   돌이켜보면 그때 희생당한, 예컨대 기도회에서 성명서를 낭독한 후 쫓겨난 교사나 밤새워 운동준비하는 이들을 도와주던 수도자들에게 감사하고 축하하고 싶다.

   여기서 부산대의 소위 ‘10·16(부마항쟁)’이 출발한다. 그것은 곧 10·26으로 연결된다. 부마항쟁 40주년, 참으로 감격스럽고 값진 기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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