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35호 2019.03.24 
글쓴이 민정아 루시아 

현시대에 필요한 또 하나의 소명
 

민정아 루시아 / 수영성당
 

   우리는 교회로부터 다양한 부르심을 받는다. 그 부르심은 교회 공동체를 위해  주신 각자의 소명이기에 ‘예’라고 순명으로 응답한다. 모두가 교회의 지체로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나에게는 ‘성소’를 위한 기도가 소명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성소자들을 많이 달라는 기도를 항시 잊지 않고 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커가면서 나는 ‘성소’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이사를 하면 제일 먼저 본당의 성소분과를 찾았고 성소후원회일을 하면서 신학생들을 돌보고 본당의 성소자들을 찾는 일이 내게 큰 기쁨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한 사제를 잃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오륜대순교자성지성당에서 ‘사제들의 성화와 성소 증가’를 위한 미사가 있음을 알았다. 나는 매월 셋째 월요일이면 순교자 성당을 찾아가 미사를 드렸다.

   그리고 묵주의 고리기도를 봉헌하는데 한사람이 한 단씩 바치는 묵주는 15명이 한 조가 되어 매일 15단씩 봉헌했다. 조마다 150송이로 만든 장미 화환을 날마다 성모님 머리 위에 얹어드렸고 회원 수는 날로 늘어 어느새 조가 서른개가 넘었다. 또 매년 사제서품식을 마치고 나면 새 사제와 함께 축하 미사를 드리며 기쁨을 나누었고, 일 년 동안은 초립둥이 새 사제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도 했다.

   그러나 20여년이 흐르면서 고리기도의 조들이 흩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우리 조만 남게 되었다. 현시대에 필요한 또 하나의 소명이 ‘사제들의 성화’를 위한 기도이고, 이 또한 성모님의 특별한 부르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묵주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요즘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가 녹록지 않은 세상이다. 사제와 수도자들이 가야 할 성덕의 길은 어떠하겠는가. 그들이 영육 간에 건강하고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도가 더 많이 필요할 때이다. 비록 주님께서 성소를 주셨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가꾸고 키워나가지 않으면 그 빛은 세상 속으로 소멸되고 만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월 셋째 월요일 교구청 2층 성당에서 성소국장 신부님과 새 사제 중 한 분씩 돌아가면서 ‘성직자들의 성화를 위한 미사’를 드리고 있다. 다행히 함께 기도하고 미사 드리는 신자들의 수가 다시 많이 늘고 있다. 또 하나의 소명을 받고 모인 우리들, 기도의 손을 놓지 않도록 간절히 청하며 오늘도 15명이 한 송이씩 엮은 장미화관을 성모님께 씌워드리고 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 2535호 2019.03.24  현시대에 필요한 또 하나의 소명 new 민정아 루시아  1
229 2532호 2019.03.03  “너 동굴에서 미사 해본 경험 있어?” 고도경 보나  9
228 2529호 2019.02.10  순례 여정이 신앙의 기쁨으로 도용희 토마스아퀴나스  11
227 2528호 2019.02.03  설 차례 예식 file 가톨릭부산  15
226 2527호 2019.01.27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사도 8,31) 권순호 신부  14
225 2525호 2019.01.13  아르카 청년성서모임 “찬양의 밤” 이소희 모니카  23
224 2520호 2018.12.23  2018년 부산교구 사제, 부제 서품식 file 가톨릭부산  155
223 2518호 2018.12.09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두 배로 기도한다 임석수 신부  39
222 2515호 2018.11.18  천주교부산교구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 file 가톨릭부산  133
221 2513호 2018.11.04  대양전자통신고등학교 - 대양전자통신고등학교 file 대양전자통신고등학교  29
220 2512호 2018.10.28  '믿음의 해' 특집 (2) - 올해 사목지침대로 잘 살고 계십니까?마무리 할 때가 다가옵니다. file 가톨릭부산  16
219 2511호 2018.10.21  '믿음의 해' 특집 (1) 올해 사목지침대로 잘 살고 계십니까? 마무리 할 때가 다가옵니다. file 가톨릭부산  30
218 2508호 2018.09.30  2018년 사회교리학교(주제/심화강좌)에 초대합니다. 정의평화위원회  58
217 2506호 2018.09.16  “제4회 한국청년대회 참가자 수기” - 세상에 건넨 작은 인사 : 임마누엘 한그린 미카엘라  44
216 2504호 2018.09.02  가정을 세우는 ‘성요셉아버지학교’ 가정사목국  71
215 2503호 2018.08.26  성가정의 지름길 ‘성모어머니학교’ 가정사목국  52
214 2497호 2018.07.15  농민주일 - 생태적 통공(通功)을 고백하기 김인한 신부  49
213 2495호 2018.07.01  너희는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김경욱 신부  82
212 2494호 2018.06.24  본당순례를 마치면서 김규인 요셉  42
211 2492호 2018.06.10  청년들의 행복한 삶을 돕는 안내서, 선택 박종민 신부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