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청년대회(WYD) 참가자 수기
Ha Pressa no Ar(아 프레사 누 아) : 서둘러 가보자
정수빈 안나 / 성가정성당, 교구 청년연합회 회장
세계청년대회(WYD)에 참가하며 느낀 저의 작은 경험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개막 미사를 하러 가는 길은 각국의 국기가 펄럭이고, 악기 연주와 노래를 부르고 선물을 교환하는 등 전세계 청년들이 각자의 개성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하느님을 갈망하고 찬양하는 마음으로 일치되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이 세상을 걸어 나가는 모습에 용기와 힘을 받았습니다.
한국 순례자 1,100여 명은 3일간 한 성당에 모여 교리교육에 참여했는데 3일 차에는 부산교구가 ‘자비’를 주제로 성시간과 미사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전체 진행과 성시간 체험발표자였기에 자비에 대해 계속 고민했습니다. 자비는 제게 너무 거룩하게 느껴지는 단어였고, 일상 속 저는 남을 단죄하거나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사 중에 끊임없이 하느님께 자비를 청합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저를 용서, 자비, 사랑으로 대하시는 하느님을 보며 저도 조금 더 자비로워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WYD가 서울에서 개최될 확률이 높았기에 한국 대표단으로서 교황님과 같은 제단에서 미사를 드리는 은총의 시간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교황님 손을 잡고 가까이서 뵈니 연로하심에도 청년들에게 기도와 사랑을 주고 계셨고, 모든 주교님께서도 젊은이들에게 아낌없는 사랑, 지지를 보내 주심에 힘을 얻었고 감사했습니다. 또한 저를 사랑으로 내시고 이런 경험을 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했습니다.
교리교육 시간에 신호철 주교님께서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계시고 사랑하시며, 이런 하느님 사랑 체험을 다른 청년들에게 전하는 것 또한 청년대회의 목적”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이번 청년대회를 통해서 경험한 특별한 순간들은 저만의 것이 아닙니다. 제가 받은 많은 사랑은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응원과 약속으로 받아들입니다.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나신 성모님께서는 불안한 서두름이 아닌 기쁨, 믿음, 용기로 가득 차 떠나셨습니다. 저 또한 세상에 나아가 하느님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고자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