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신앙 선포자인 부모
윤정현 신부 / 청소년사목국장
친구야! 나도 가정생활을 했더라면 너처럼 자녀를 두었을 것이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거야. 삶의 무게와 동시에 부모됨의 무게를 지니고 살아가는 너를 응원해.
우리 집 밑에 학원이 있는데, 밤 열시가 되면 학원차와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서 있어.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성당에 저렇게 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학원이라는 끈을 놓칠 수 없다는 심정도 이해하지만, 신앙이라는 동아줄을 붙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어쩌면 우리 자신이 신앙에 대한 확신이 옅어지고, 교회생활이 피곤할 것 같아 ‘신앙은 각자의 선택’이라며 자녀들을 방치하는 쉬운 출구를 찾는 것 같아.
친구야! 이미 1960년대에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 13항에서는 부모는 ‘최초의 신앙 선포자’라고 말해. 신앙은 주일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 이전에 부모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자녀에게 전해지는 것이라 알려줘.
그래서 아이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것은 주일학교 교사나 신부나 수녀가 아니라 부모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해. 학원처럼 아이들을 내맡기는 곳이 주일학교가 아니라 최초의 신앙 선포자인 부모가 함께 동반할 때, 아이들은 신앙으로 물들어가. 주일학교의 성패는 이제 부모에게 달려 있어.
친구야! 코로나 시대에도 학원에 보내는 열성만큼, 자녀들의 손을 잡고 교회에 나오는 부모들이 되었으면 해. 부모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자녀들이 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면 좋겠어. 우리 가정에서 각자 방문을 닫고 인터넷을 하는 무거운 적막이 흐르는 것보다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 바치는 온화한 침묵이 감싸기를 바라봐.
우리도 배운 적 없는 ‘가정교회’이지만, 성가정을 본받아 우리가 ‘가정교회’를 형성해가면 어떨까? 하느님을 알기에 올바를 수 있고, 예수님을 만났기에 사랑할 수 있으며, 성령 안에서 살아가기에 마음을 드높여 사는 삶을 우리는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을래? 선물처럼 우리에게 온 신앙의 삶을, 그 선물을 함께 나누는 교회의 삶을 함께 형성하지 않을래?
청소년사목국에서는 매월 첫 주 교황 프란치스코의 ‘가정에 대한 교리교육’을 업로드 합니다. 최초의 신앙선포자인 부모를 위한 오마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