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이건호 요셉 / 신학교 1학년 (남천성당)
찬미 예수님!
저는 올해 신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신학생입니다. 요즘처럼 사람을 만나기 힘든 시기에 주보를 통해 부산교구 교우분들을 만나 뵐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신학교 첫날 밤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며 인생 첫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 어제 같습니다. 그런데 벌써 시간이 제법 흘러 신학교에 잘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19로 인해 4월이 되어서야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학 전의 기대와는 달리 2주간 공동기도와 수업 없이 방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에게 성경 말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말씀은 바로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입니다. 신학교에 들어오면 모든 일상에서 하느님과 함께한다는 느낌이 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신학교의 일상은 어쩐지 방치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구절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부르짖고 있는 이 순간에 ‘하느님께서는 어디에 계시는가?’라는 질문으로 저를 이끌어주었습니다. 우리는 비극적이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오면 하느님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의문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내는 부활 시기는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버리지 않으셨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매 순간 함께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쁨의 순간에 우리와 함께 기뻐하시고 고통의 순간 우리와 함께 아파하십니다. 지금도 하느님께서는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계십니다.
저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혼자 방에서 보내는 시간은 스스로의 피정’이라고 의미부여를 하며 하느님과 만나고자 하였습니다. 저는 이 피정을 통해 과거의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되돌아볼 수 있었기에 과거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신학생 이건호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어떤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하느님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조금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 달라진 일상에서 의미부여를 통해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바라본다면 더 뜻깊은 한 주가 될 것입니다. 부산교구 교우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하느님 안에서 행복한 한 주가 되시길 바라며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