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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마리아의 탄생
안나가 마리아를 잉태했을 때에는 별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마리아를 잉태하는 데는 남편과 아무 교섭도 없었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성 안나가 아무런 고통을 호소하는 일없이 마리아를 낳았다는 것을, 성 벨라도를 비롯하여, 몇 명인가의 신학자가 확인하고 있다. 그 영광에 찬 탄생은, 이 세계에 있어서도 크나큰 기쁨의 원천이었다. 출산 때 모친이 고통을 느끼는 것은. 하느님이 하와의 자손에게 부과한 죄에 의한 것이다. 하느님은 안나에게 이 죄를 부과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녀는 하와가 원죄를 범하기 전의, 즉 아직 은총을 받고 있었을 무렵의 특권을 향수 할 수 있었다. 다마스꼬의 성요한은 이렇게 술회하고 있다.
 “안나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고 마리아를 낳았다는, 거의 그 기적에 가까운 사실은, 마리아가 남자를 모르고 성신에 의하여 성자 그리스도를 낳았다는 크나큰 기적의 전제였다.”
어느 전설에 의하면 성 스따니스라오, 성녀 데레사, 성녀 루도비나 등, 그 성인의 모친도 출산 때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하느님은 아담과 하와의 배신을 분노하시어, 지상에서의 은총에 충만한 생활을 끊어버리셨다. 노아의 홍수 후에 나타난 무지개의 가교(架橋)는 마리아를 상징하고 있었다. 그리스도의 구세의 첫째 소산은 마리아였다. 성모도 하느님의 구원을 필요로 하였다. 그녀는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구제되었다. 그리스도는 만인에게 구속의 손을 뻗히사, 우리를 죄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내려 하셨다. 성모에 대하여 하느님은 미리 죄에 빠지지 않게끔 조력하셨다. 성모는 그 모친 안나의 복중에 잉태하신 최초의 순간에 죄로부터 수호되고 있었으며, 동시에 은총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삶과 죽음과의 중간에 위치하는 상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죄에 추함과, 은총에 가득 찬 상태와의 중간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막에 청량(淸凉)함을 풍기면서 높이 치솟은 야자수처럼, 마리아의 영혼은 지상에 높이 솟아 은총을 뿌리고 있다.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는 온 그리스도 교도가 신봉하는 진리이며 교황 비오 9세가 발표한 교의(敎義)이다.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은총과 특권에 의하여, 성모 마리아는 인류의 구세주 예수그리스도의 공로에 앞서, 완전히 원죄의 물듦이 없었다.”
 잉태의 순간에 더러움이 없었던 마리아는 전 생애를 통하여 더럽힘이 없는 분이었다. 하느님의 무한한 성성에는 이르지는 못하셨으나, 성자 예수그리스도의 무한한 성성을 번영하는 가장 완전한 거울이었다.

원죄란
낙원에 있던 인류의 시조는 성성의 성총을 입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불순명의 죄악 하나로 자기들과 그 후손들이 이어받을 성총을 잃었다. 따라서 그 뒤에 출생하는 자손들의 영혼은 범죄 전에도 ‘아담’과 ‘하와’가 갖고 있던 그러한 성총을 소유하지 못한다. 이 성총의 결핍상태를 일컬어 원죄라고 한다.
그러므로 원죄라는 것은 어떤 한 개인의 살인이라든가 혹은 도둑질 같은 일을 저질러 그 한 개인이 벌을 당하는 것으로만 종말을 짓는 것이 아니고, 부에서 자, 자에서 손으로 면면히 흘러내리는 마치 비참한 유전자병과도 같은 것이다. 즉 음탕에 빠져 무서운 병독에 감염된 부모가 그것을 자손에게 유전하여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런 경우 과실은 물론 자손에게는 없다. 그러나 부모와의 인과 관계에 의한 행복치 못한 처지에 관련되게 되는 것이다.
원죄도 그와 같아, 과오는 물론 불순의 범죄를 한 시조에게 있는 것이나 그 벌의 불행은 모름지기 그 후손에게까지 대대로 미치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공의 하신 하느님께서는 또한 자비심이 깊으신 분인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그 전지 하심으로 애당초부터 원죄로 인한 불행을 간파하시고 동정을 금할 길 없어 후일 구세주를 보내시어 인간들의 무거운 짐이 되는 원죄를 제거시킬 약속을 하시었으나, 이 인류의 구세주란 스스로 역시 사람으로서 전혀 죄악에 물듦이 없을 뿐 아니라 인간의 죄악을 완전히 배상할 능력을 지니고 오셔야만 했었다.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의 의의
그러나 그런 일은 도저히 사람에게는 바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천주 3위중 제 2위를 파견하시어 그에게 신성과 인성을 일치 결합케 하시고, 그로 하여금 전 인류의 죄악을 배상케 하시어 참된 구세주로 삼으려는 성의를 가지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구세주는 하느님이신 동시에 사람이시므로 일반인간과 동등히 어머니의 몸에 낳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머니가 원죄에 물든 보통 모성이라면 이는 실로 하느님으로서 또는 사람으로서의 한 점의 티끌도 없는 조촐한 구세주의 모태로는 적당치 않음은 분명한 이치이다. 하느님께서는 불결한 죄악의 한 그림자도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응당 원죄가 없어야 할 것이며, 사실상 전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도 미리 구세주의 공로로 인하여 성모의 영혼을 창조하실 그 순간에 원죄를 제거시키고 완전 결백한 상태에서 그 어머니 안나의 태중에 잉태케 하셨다. 이것이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의 의의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성모께서는 원죄에 물듦이 없으시므로 그는 항상 성총이 충만하시고 또 하느님의 무한 한 사랑을 받는 애녀인 것이다. <지혜와 연기가 점점 자라시며 하느님과 및 사람에게 총애를 받으시니라>하신 성경말씀은 예수께만 적용될 뿐 아니라 성모께도 적용되는 말씀이다. 성모께서는 죄라고 하는 것은 극히 미소한 소죄라 할지라도 한번도 범하시지 않으셨다. 반대로 그의 모든 행위는 선이요, 완전무결한 것뿐이었다. 따라서 그는 나날이 선에 나아가시며 천국에 공로를 쌓으심으로써 천주의 어머니로서 갖은 고덕을 채우셨기에 오늘에 와서 하늘의 모후시요, 또한 자기를 공경하는 자들의 힘있는 주보로 되신 것이다.
 
원죄 없으신 성모께 대한 공경의 역사
원죄 없으신 성모께 대한 공경은 그 역사가 매우 길고 이미 오래 전부터 지금과 같이 축일이 있었으나, 더욱 성황을 이루게 된 것은 1854년 12월 8일 이래인 것이다. 즉 그 날 교황 비오 9세께서는 가톨릭 신자는 모름지기 성모의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믿어야 할 신덕도리를 결정 공포하였다. 이어 1858년 3월 25일에는 성모께서 친히 프랑스의 루르드에서 소녀 벨라데따에게 발현하시어 ‘나는 원죄 없이 배인 자이다.’ 하고 말씀하심으로써 이 신덕도리가 그릇됨이 없음을 증거 하셨다. 원죄 없이 배이신 몸, 이는 참으로 주의 어머니로서 가장 아름다운 칭호이다. 성모께서는 지금까지 이 같은 칭호로써 자기를 공경하는 이들에게 무수한 성총을 구하여 주셨고 수많은 죄인들을 회개시키셨고, 앞으로도 역시 그러하실 것이다.
오!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 마리아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교훈
성모 마리아께서는 일생을 통해 한번도 범죄 하신 적이 없고 애당초 원죄도 없으시므로 마귀와 그 유혹에 대해서도 비랄 바 없는 힘있는 보호자시며, 그 생명을 한번 부르거나 혹은 그의 성상, 성화를 꾸미는 정도로서도 마귀는 사지를 못 쓰고 물러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유혹을 당할 때, 영혼이 위험한 처지에 놓였을 때에는 주저 말고 그 도움을 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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