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48호 2024. 12. 29 
신경을 바칠 때 파스카 사건에는 절하지 않고
성탄 사건에만 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례위원회
 
   주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신 것은 파스카 사건을 통하여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함이며, 성탄은 파스카 사건의 시작입니다. 성탄은 하느님의 신비가 인간의 눈에 드러난 ‘성사’이며, 이 성사는 파스카와 구별되고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파스카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단일한 구원 사건을 이룹니다. 성탄은 하느님께서 수난하고 죽고 부활하실 수 있는 인성을 취하신 사건이며, 그래서 파스카 사건이 가능해지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출발점입니다.(대 레오 교황, 「강론」 28 ‘주님 탄생’ 1항 참조)
 
   성탄과 파스카의 관계로부터, 전례 중에 신경을 낭송할 때 육화를 언급하는 부분에만 허리를 깊이 숙여 절하는 이유가 자연히 밝혀집니다. 우리는 성삼일 사건 보다 육화 사건이 더 중요하기에 그 부분에서 절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에서 ‘파스카 사건에 대한 언급이 시작되는 부분’ 곧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파스카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절하는 것이며 결국 파스카 사건 전체에 경의를 표하는 것입니다.
 
   구원 역사 안에서 우리는, 종말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동시에, 주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심을 기억하며 매년 주님 성탄 대축일을 거행합니다. 성탄 대축일은, 단순한 생일 축하를 넘어서, ‘주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온 세상을 위해 죽으시고 묻히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시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임을 기념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그 구원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체험하고, 다가오는 종말에 그 구원이 완성될 것임을 확신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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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교회>는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전례위원회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원고는 교구 홈페이지 - 인터넷주보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2025년 1월 5일(주님 공현 대축일)부터 새로이 연재되는 <교회의 언어> 칼럼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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