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42호 2019.0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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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태화 신부 |
성사본 지 10년 되었습니다
정태화 요한 신부 / 육군 제27사단 이기자성당 주임
육군훈련소에 계신 신부님의 부탁으로 훈련병들을 위한 고해성사를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매주 30~80명에 이르는 많은 장병들이 고해성사를 드리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은 성사본 지 최저 1년에서 최고 10년까지 되었음을 떨리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고백합니다.
처음 맞닥뜨린 군대라는 낯선 상황 속 변화가 두려웠는지 장시간의 고해성사가 이어집니다. 못 나왔던 이유를 변명하는 이로부터 시작하여 세상을 탓하며 하소연을 하는 이,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반성하는 이, 다시 열심히 다니겠다고 다짐하며 싹싹 비는 이 등, 모든 이야기를 다 들어주면 어느덧 미사 마침과 엇비슷하게 고해성사도 마무리가 됩니다.
서로 다른 삶의 자리에 있다가 같은 옷을 입게 되니 마음도 그만큼 순수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진심으로 고백하는 그들의 마음에 빛이 되어줄 수 있는 다음의 이야기로 성사를 마칩니다.
“주님께서 오늘 이 자리에 그대를 초대해주셨음을 감사하십시오. 이제 그대는 ‘신앙의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몸만 컸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아이였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도를 받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이제는 어른으로서 기도를 주어야 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받은 사랑으로 기도를 준다면 자신이 바치는 기도를 통해 많은 이들이 그대와 같은 순수함으로 세상을 더욱 새롭게 바라볼 것입니다.
지금 잠깐 어려우니까 의지하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이때가 기도의 최적기입니다. 병상에 누워 10번의 기도도 바치지 못해 버거워하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해준 게 없음을 후회하지 말고, 지금 가장 건강할 때 100번 이상의 기도를 힘닿는데까지 바쳐 그들에게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드러내십시오.
끝으로 반드시 성당에 와서 기도하십시오. 전역 전까지 매주 미사에 참례하여 신앙의 옥패를 맞추고 다음 한 주간을 살아갈 축복을 갱신하십시오. 그렇게 해서 예전에 잃었던 신앙의 감을 다시 회복하며, 신앙의 어른으로서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매주마다 받았던 축복이, 사실은 매일 받을 수 있는 축복이었음을 깨닫게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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