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기도
이두호 요한 / 교구평협 자문위원
나를 포함하여 우리 신자들은 대체적으로 하느님께 세속적인 복을 비는 것을 기도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기도를, 오직 내가 필요한 것을 해결해 주는 도구로 여기기 때문에 신앙적 위험에 빠지기가 쉽다고 생각한다.
그런 연유로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을 때,‘하느님이 정말 있을까?’하고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기도 하고‘기도를 해봤자 다 소용없다.’고 하면서 하느님을 멀리하고 점 집을 찾는 신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느님은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 신자들에게‘주님의 기도’와 같은 기도의 표양을 보여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오직 세속에서 필요한 것들만 요구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도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
집을 갖게 해 달라, 자녀가 대학에 합격하게 해 달라, 취직을 시켜 달라, 아기를 갖게 해 달라는 등 각자마다 소원하는 것들을 주님께 기도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간구를 내 뜻대로가 아니라 당신의 뜻대로 잘 들어주시는 하느님이시만, 청원만 올리는 기도는 올바른 신앙적 자세가 아닌 것 같다. 하느님은 구태여 ‘무엇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바를 이미 잘 알고 계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우리들도 기도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주만물을 지으신 하느님께,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건강한 육체를 주신 것에 대해 늘 감사하는 기도를 드려야 할 것이다.
가만히 묵상해 보면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은총이 얼마나 큰가. 하느님께 이런 감사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우리들의 마음은 그 감사함 속에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고, 영적인 평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을 향한 우리 신자들의 성숙하고 참다운 기도이다.
물론 우리 자신들이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려 노력하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하느님 은총 속에서 사는 우리 삶이 행복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