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07호 2014.12.28 
글쓴이 김상진 요한 

스탈린이 신학생에서 독재자로 바뀐 이유

김상진 요한 / 중앙일보 기자 daedan@hanmail.net

‘분홍 꽃봉오리 피더니
연한 푸른 빛 제비꽃이 되네
부드러운 산들 바람에
계곡의 백합 풀위에 눕고
짙푸른 하늘에서 종달새 노래하며’

러시아를 공포로 통치했던 스탈린(1879∼1953)이 정교회 신학교 신학생 시절에 쓴‘아침’이라는 시의 일부다.‘시인 사제’가 꿈이었던 스탈린이 학살과 숙청으로 얼룩진 독재자의 길을 걸어간 배경에는 아버지의 폭력이 있었다. 헌신적인 어머니는 아들을 사제로 키우려 했으나 아버지는 자신의 구둣방을 넘기려 했다. 아버지는 술만 취하면 어린 스탈린을 때렸다. 어린 스탈린이 갖게 된 분노조절 장애, 복수욕이‘피의 독재자’로 만들어 갔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1889∼1945)도 스탈린과 비슷한 아버지를 뒀다. 세무 공무원이었으나 학력이 낮았던 히틀러의 아버지는 술꾼인데다 난폭했다. 히틀러의 비정상적인 성격과 유대인 학살의 배경은 아버지에게서 당한 폭력의 분출이었다.
자녀의 정신세계 형성에는 부모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서 부모의 역할과 사명에 깊이 생각해 보지도 못한 채 부모가 된다.
두 아들의 사춘기를 겪으면서 혼인성사로 맺어진 부부에게 주어진 성스러운 부모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면 큰 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다가‘성요셉아버지학교’를 가장 먼저 신청해 과정을 마쳤다. 아버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였다.
가톨릭 교회가 지향하는 아버지의 바람직한 모델은 성 요셉이다. 마리아의 임신을 알았을 때 마리아가 곤란하지 않도록 몰래 파혼을 결심하는 관대함. 당시 이스라엘 보통 남자라면 처녀의 집을 찾아가 난동을 부릴 수도 있었다. 그러면 그 처녀는 돌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요셉은 보통 남자를 넘는 인자한 인품을 지녔다. 꿈에 천사가 나타나“성령으로 잉태한 하느님의 아들이니 두려워 말라”고 알리는 것을 그대로 믿는다. 여기서 요셉의 순종과 단순함, 깊은 믿음이 우러난다. 요셉은 나서지 않고 늘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뒤에 머문다. 젊은 남성이 자기 성취 욕구를 포기하며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뒷바라지만 하는 것이 쉽기만 했을까.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맞으며 아버지 역할을 성 요셉이 지닌 인자함, 깊은 신앙심, 겸손,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정리해 본다. 입시 지옥과 취업경쟁으로 시련을 겪는 우리의 자녀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잘 살아가도록 조용히 돕는 성 요셉 같은 아버지가 되도록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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