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방법

가톨릭부산 2015.11.06 04:53 조회 수 : 98

호수 2297호 2014.10.26 
글쓴이 박주영 첼레스티노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방법

박주영 첼레스티노 / 조선일보 부산취재본부 본부장 park21@chosun.com

영화‘명량’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고 합니다. 관객 1700만 명 돌파. 사상 최초라고 합니다. 각종 모임, 회식 자리에선‘명량’이 화제였습니다. 그중에서도“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려면…”이란 주제가 사람들 마음에 많이 와 닿은 듯합니다. 

영화에선 대략 리더의 솔선수범, 멸사봉공, 살신성인쯤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뇌과학으로 설명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사람의 뇌는 신피질(대뇌피질, 이성적 사고 담당), 구피질(대뇌변연계, 감정반응 담당), 뇌간(간뇌, 중뇌, 뇌교, 연수로 이어지는 뇌줄기, 생명력 관리) 등 3층 구조로 돼 있답니다.

신피질은 전시 사태를 정확히 분석해 냉철한 판단력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지략을 앞서는 작전을 구상하게 한답니다. 구피질의 각성은 두려움을 넘어 죽음도 불사하는 용기를 불러일으킨다는군요. 뇌간이 활성화되면 정의와 신념을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자신보다는 백성, 나라를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같은 3가지 뇌의 능력을 통합, 전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지를 이뤄냈다는 것입니다.

사실‘두려움’은 전쟁이나 백척간두의 위기에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누구나 처음 사는 삶이란 게 늘‘두려움’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10대는 10대대로, 20대는 20대대로, 30대, 40대, 50대…. 인생의 길목마다 그때그때 두려움이 웅크리고 있기 마련인 듯합니다. 사춘기, 취업, 승진, 실직, 은퇴, 갱년기, 질병, 상실, 죽음….

그래서‘명량’에서의‘두려움과 용기’는 사람들의 심금을 파고드는 주제였는지 모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하지만 뇌과학, 심리학, 경영학, 성리학적 이념 등의 해석만으로는 뭔가 허전했습니다.‘신앙 안에선 어떤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살 어린 나이(교회 전승에 따르면 그렇답니다)에 가브리엘 대천사의 수태고지를 전해 들은 성모님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라고 답한 성모님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셨을까요?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성하께서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식을 하신 124위의 순교자들의 용기는 어떤가요? 당시 세상에서 용납되지 않았던 비전과 꿈, 소망의 끈을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도 놓지 않고 꽉 잡았던….

그 답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닐 겁니다. 각자에게 맡겨져 있는, 찾아야 하는 것일 듯합니다. 야곱이 씨름을 하며 하느님과 만나‘이스라엘’로 변한 것처럼 말이지요.(창세 32, 23∼33 참조) 아마 평생 하는 씨름이겠습니다.‘기도 씨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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