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93호 2014.09.28 |
|---|---|
| 글쓴이 | 공복자 유스티나 |
삶의 기쁨
공복자 유스티나 / 교구평협 홍보분과장 kongbog@hanmail.net
그 날은 수요일, 레지오 회합 하는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수녀님께서 방문하셨더군요. 자그마한 키, 당찬 음성, 예리한 웃음을 보이는 수녀님. 우리는 커다란 기대를 가지며 수녀님을 바라봅니다. 입가에 약간의 웃음을 흘리면서 수녀님이 시작한 이야기 줄거리는 이러합니다.
호두 농사를 짓는 한 농부가 올해의 농사를 잘 짓도록“날씨를 제가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하느님께 간청했지요. 그랬더니 하느님께서“그래, 네 마음대로 한번 해보아라.”했답니다. 기분이 좋은 농사꾼은 그 해 봄부터 알맞은 햇빛에 적당한 비와, 여름의 태풍도 피하고 여유로움으로 가을을 맞이했답니다.
무르익은 호두가 이따만하게 (손을 크게 내보이면서) 컸지요. 농부는 대견스러운 자신과 수확의 기쁨에 가슴이 뿌듯하였답니다. 호두를 수확하면서 박 타는 흥부처럼 큼지막한 호두를 열었답니다. 그랬더니“에게게게 이게 뭐야!”그 호두 속은 알에 비해서 빈약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다시 그 호두 농사꾼은 하느님을 찾아갔지요.“아니, 하느님. 이건 너무 한 일 아닙니까? 무슨 호두 속이 그게 뭡니까?”그랬더니 하느님께서 껄껄껄 웃으시며“그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호두 알이 꽉 차기 위해서는 비바람도 치고 가뭄도 오고 태풍도 와야만 그 사이에 호두 알의 속이 꽉 차는 것을…너는 그런 것을 피하니 껍질이 영양가를 다 섭취해서 커진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수녀님은 말씀하셨지요. 우리는 조금만 힘들어도“하느님 제발 저 좀 도와 주세요. 나 좀 잘되게 하여 주세요.”하면서 기도한다고. 하지만“힘든 것 자체가 우리의 삶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것은“주님! 이 고난을 무사히 이겨낼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라는 기도라고.
오늘 고난이 있지만 겸손하게 삶을 받아들일 때 기쁨은 봇물처럼 쏟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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